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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택시회사 사장의 먹고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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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탈법으로 굴러가는 택시회사들..최저임금 위반, 국고보조금 횡령, 요금인상 가이드라인 위반 등 불법 행위 수두룩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최근 서울시의 택시 요금 인상을 계기로 택시기사들의 열악한 근무 여건과 가이드라인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택시회사들의 행태가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상당수의 택시회사들이 심각한 불법ㆍ탈법 경영을 일삼고 있다는 증언이 나와 주목된다.


지난 3일 오후 아시아경제신문 기자와 만난 전직 택시회사 사무직원 2명은 자신들이 최근까지 5~10년간 근무하던 회사에서 경험한 '황당한 경영 실태'를 털어 놓았다. 그들은 자신들이 근무했던 서울 강북 소재 택시회사인 J운수가 사장과 일가족에 의해 운영되면서 최저 임금법 위반, 탈세, 국고보조금ㆍ공금 횡령, 복수노조 설립 추진 세력에 대한 폭력 교사, 시의 요금인상 가이드라인 위반 등을 저지르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들에 따르면, 우선 탈세의 경우 택시기사들이 하루 운행을 마치고 회사에 입금하는 사납금을 제외한 현금 수입에서 발생한다. 그때 그때 편차가 있지만 택시기사들이 사납금을 입금하고 가져가는 현금은 한 달에 50~60만원 수준으로, J운수의 경우 택시 90대를 가지고 약 160명의 택시기사들이 일하기 때문에 월 1억원 안팎에 달한다. 이는 부가가치세, 소득세 등이 전혀 부과되지 않은 채 택시기사들의 수입으로 '직행'하기 때문에 그 순간 '지하경제'로 귀속된다.


이같은 탈세는 택시 기사와 회사의 양해 하에 이뤄진다. 서울 동부 지역 한 택시 기사는 "사납금을 제외하고 남은 돈을 회사에 입금하려고 했더니 세금 더 낼 일밖에 없으니 서로 좋게 그냥 가져가라고 말리더라"며 "기사 입장에서도 소득세를 떼지 않으니 좋긴 한데, 탈세인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시와 정부 등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서울시의 경우 지난해 택시에 부착된 미터기ㆍ위성위치추적장치(GPS) 등을 통해 택시의 운행거리ㆍ운송 수입을 파악할 수 있는 택시운송정보시스템까지 들여왔지만, 사납금을 빼고 택시기사가 갖고 가는 현금이 얼마나 되는지 탈세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려 하지 않고 있다.


최저임금법 위반도 상당수의 택시회사들이 저지르고 있지만 관련 당국은 제대로 단속하지 않고 있다. J운수에서 10년간 일했다는 A씨에 따르면, J운수는 1년차 미만 기사들에게 하루 6시간40분(휴식시간 1시간20분 제외)만 일하겠다는 근로계약서를 체결하도록 한 후 이를 근거로 만근 시 94만3000원의 월급을 주고 있다.


하지만 실제 택시기사들은 사납금을 채우기 위해 대부분 하루 12시간 일을 하고 있으며, 지난해 기준(4860원) 하루 8시간만 근무한다 치더라도 월 26일 만근하면 한달에 101만880원은 받아야 최저임금법을 준수하는 셈이다. 그러나 J운수를 비롯한 택시회사 상당수가 이를 무시하고 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그는 "내가 일하는 10년 동안 단 한 번도 당국의 최저임금 실태 조사나 단속이 나오지 않았다"며 "택시기사들은 최저임금이 뭔지도 대부분 잘 모른다. 고용노동청에 고발을 하니까 그때서야 나와 조사하는 척하더니 회사 측과 합의해 고발을 취하했다는 이유로 그 다음부터는 고발도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유류보조금ㆍ부가가치세 환급금 등 정부가 택시업계를 위해 지원하고 있는 국고 보조금과 회사 공금 횡령도 다반사다. J운수는 2011년까지 택시 기사들에게 전액 지급되어야 할 유류보조금 일부를 빼돌렸다. 이후 사회적 문제로 비화하자 유류보조금을 전액 지급하겠다고 노조와 합의했지만, 기본 지급 연료(LPG 25L)에 지급되는 유류보조금은 여전히 회사 몫으로 가져가고 있다. 부가가치세 환급금도 마찬가지다. 원칙은 기사들에게 전액 현금으로 지급되어야 하는데, 1인당 월 12만원 중 9만여원은 월급에 포함시켜 지급하고 나머지만 현금으로 주는 수법으로 관련 법을 위반하면서 이득을 챙기고 있다.


불법 정비 업소 운영도 회사 인근 주민들로부터 민원이 들어오는 등 문제가 되고 있다. 간이 정비 시설이라 엔진오일 교체 등 경정비만 가능하지만, 도금ㆍ판금ㆍ엔진 미션 수리 등 사실상 중정비 공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상ㆍ하반기 민관 합동 지도 점검에서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제공하기도 한다. A씨와 같은 회사에서 일을 한 B씨는 "공무원이 협회 직원들하고 단속을 나오면 그때마다 고급식사와 두툼한 현금 봉투를 제공하는 것을 봤다"며 "그러니 이같은 엉터리 택시 회사들의 불법ㆍ비리가 없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한탄했다.


사측과 긴밀한 '협조 관계'인 현 노조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복수노조를 만들려고 나서자 주동자 격인 한 택시 기사를 폭행해 내쫓는 일도 있었다. 당시 이 일을 주도했다는 B씨는 "사장이 갑자기 불러 자기가 뒷처리 다 해줄테니 주동자 C씨를 두들겨 패서 내쫓으라고 지시했다"고 털어놨다.


또 이중장부 작성을 통해 회사 자금을 빼돌리고, 회사 법인카드를 사장의 측근인 경리부장이나 미국 유학 중인 사장의 딸이 갖고 나가서 사적인 비용으로 마구 쓰는 등 '공금 유용ㆍ횡령'도 흔한 일이라는 게 이들의 전언이었다. 특히 지난해 12월 서울시가 요금 인상을 해주면서 정한 가이드라인(사납금 2만5000원ㆍ월급 및 유류대금 인상 등)을 현재까지 무시하면서 한 달 수천만원의 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Aㆍ B씨는 "우리가 일한 회사가 다소 심하긴 하지만, 개인 소유의 택시 회사들 중 상당수가 비슷한 상황에서 불법ㆍ비리를 저지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서 이런 행태를 손봐줘야 택시 기사들의 처우ㆍ서비스 개선도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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