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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납금 올려받고 '삥'까지 뜯는 택시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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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요금 오른 지가 언젠데…서비스 왜 안 좋아지나 했더니

- 노조와 짜고 총파업 참여 유도하더니, 세차비·사고처리 비용까지 떠넘겨…“승차거부, 적자 메우려면 어쩔 수 없어”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택시 요금 올려 달라고 노조가 총파업한다는데 난데없이 회사에서 차 키 빼앗고 사납금 면제해주며 참여를 강요하더라. 그때 벌써 알아 봤다.”

지난해 12월 서울시가 택시 기사들의 처우를 개선해 서비스를 향상시키겠다며 단행한 택시요금 인상 정책이 사실상 좌절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여전히 택시 기사들의 처우는 열악하고 승차거부도 흔하다. 심지어 절반 가까운 택시 회사들이 요금 인상분의 80%를 택시 기사 처우 개선에 쓰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은 채 사납금을 서울시 가이드라인보다 높게 올려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장 택시 기사들로부터 “택시 노조와 회사 측이 담합한 것에 서울시가 휘둘린 것”이라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요금 인상을 위해 노사가 서로 협력했고, 이후엔 노사 간 서울시의 가이드라인을 무시한 내용의 임금단체협상을 체결하는 등 ‘상부상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시아경제신문 기자와 27일 오후 만난 한 3년차 택시 기사는 지난해 초 택시 업계의 총파업 때를 떠올리며 “그때부터 일단 요금부터 올려놓고 보자는 식의 노사 간 공조가 이뤄졌다”며 자신이 속한 회사의 노사가 ‘긴밀한 공조’를 통해 시의 가이드라인을 어기고 있는 실태에 대해 털어놨다.


이 기사에 따르면 당시 노조가 파업을 하겠다는데, 회사 측이 갑자기 택시 기사들에게 “집회에 참석하면 사납금을 면제해주겠다”며 참여를 강요했다는 것이다.


그는 “기사들 입장에선 집회에 안 나가고 하루 종일 일을 해 사납금을 겨우 만드는 것보다는 집회에 잠시 얼굴 비추는 게 훨씬 낫다는 생각에 집회에 참여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후 시가 택시 노사의 요구에 떠밀려 요금을 올려주기로 하는 대신 택시 기사 처우·서비스 개선을 위해 사납금 2만5000원 인상 등 가이드라인을 정해 놓자 이를 무력화하기 위한 노사의 움직임은 빨라졌다.


12월1일부터 가이드라인이 시행된다는 얘기가 나오자 노사는 11월쯤 “임단협을 체결했다”는 공고만 내놓고 일체의 내용은 비밀에 붙인 채 우선 노조 위원장 선거부터 실시해 현 위원장을 연임시켰다. 그리곤 12월1일 요금 인상과 동시에 시의 기준인 2만5000원보다 1만2000원 더 많은 3만7000원을 사납금 인상폭으로 확정했다고 공포했다.


결국 예정보다 앞당겨 실시된 노조 위원장 선거는 사납금 과다 인상에 따른 노조원들의 불만이 폭발하는 것을 피해 현 집행부를 연임시키기 위한 ‘꼼수’였다.


회사 쪽도 과다한 인상을 항의하는 기사들에게 ‘승무 정지’ 조치를 내리며 억눌렀다. 최근에도 한 나이 든 택시 기사가 술김에 큰 소리로 따졌다는 이유로 3개월간 승무 정지 조치를 당해 사실상 회사를 그만두게 됐다. “특히 심하게 대들 경우 ‘블랙리스트’에 올려놓고 택시 회사들이 회람하면서 해당 기사들의 취업을 방해하고 있다”는 게 이 기사의 전언이다.


답답한 마음에 시가 운영한다는 신고 사이트에 접속해 신고를 하기도 했지만 20일이 지난 후에야 “알아 보겠다”는 식의 몇 줄짜리 성의 없는 답변이 돌아왔을 뿐이다.


평상시에도 회사는 세차비 하루 2000원, 대차 사고 시 공제처리비용(10만원), 주간 근무자 보조금 5000원 등 기사들을 ‘착취’하는 데 여념이 없다. 기사들은 하루 12시간 야근을 해도 한 달에 많아야 170~180만원을 벌어 겨우 입에 풀칠하지만, 택시 회사 몇 개를 한꺼번에 운영하는 사장 일가는 외제차 몇 대를 굴리며 한 달에 수억원을 벌어가고 있다.


회사 측은 또 기사들이 사납금을 채운 후 남는 현금을 입금하려 해도 제지한다. 현금이 입금되면 회사 쪽에서 세금을 더 내야 하니 그냥 갖고 가서 쓰라는 것이다. 탈세의 온상인 것이다.


그의 동료 택시 기사들 중엔 왕따를 당해 자살한 이들도 있다. 지난해 2명이 차를 폐차시킬 때까지 사용하게 한 후 나온 새 차를 다른 기사에게 배치하는 식으로 왕따를 당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기사들에게 새 차는 연비·고장 등의 이유로 수입과 직결되는 문제다.


그는 “나도 손님들에게 잘해주고 싶지만, 승차거부는 적자를 줄이는, 생존을 최소한의 위한 몸부림”이라며 “노조와 회사 측의 틈새에 낀 신세인 택시 기사들의 처지를 좀 헤아려서 제도적인 개선책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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