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 10조 임대주택 공급 전문기관… ‘도시재생 기업’으로 탈바꿈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10조원이 넘는 채무를 짊어지고 있는 SH공사가 대규모 경영혁신에 나선다. 그동안 임대주택을 공급하던 단순 공기업에서 탈피, 주거복지와 도시재생 전문기업으로 선회한다는 방침이다. 2020년까지 채무를 4조원대로 낮추기 위한 것으로 분양수익성을 개선하고 자산매각에도 힘쓰기로 했다. 특히 다변화하는 주택시장을 감안해 기능중심으로 조직을 개편, 발 빠른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5일 서울시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SH공사 경영혁신 실행계획’을 발표, 중장기 성장을 위한 사업추진에 본격 나선다고 밝혔다. 재정건전화 강화가 최대 현안인 시점에서 해당 기관의 자체적인 채무감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 외부전문기관의 진단을 통해 지방정부 최초로 전문 컨설팅을 실시한 결과다.
눈에 띄는 대목은 ‘택지개발 및 분양주택 공급’에 맞춰진 현 사업구조를 ‘임대주택 공급ㆍ관리 및 도시재생’으로 바꾸기로 한 점이다. 매입임대주택 현장실사 강화, 입주민의 임대주택 관리 참여 확대, 공공부문 중심의 도시재생사업 수행을 통해 시스템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SH공사의 설명이다.
우선 지금까지 관리가 미흡했던 입주민 주거복지에 초점을 맞췄다. 취약계층 입주민 복지수요를 체계·전산화해 범정부적 관리는 물론 장기적으로는 입주민 일자리까지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박원순 서울시장 취임 후 중점 추진 중인 도시재생사업에 맞는 시스템도 갖춘다. 각 사업부서별로 산재된 도시재생 업무를 일원화해 시장조사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특히 공공용지와 SH공사 보유자산 등을 활용한 새로운 사업모델 확충에도 나설 계획이다. 세부적으로는 임대사업을 맡고 있는 3개 사업부를 하나로 묶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동일한 업무가 사업부별로 중복되는 데다 일부 기능은 아예 배제되는 등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서다.
SH공사 주 업무인 임대주택 공급은 양보다는 ‘질’에 맞춰진다. 매입임대의 경우 SH공사 홈페이지 내 매물등록을 통해 시의적절한 공급을 유도하고 현장실사 강화와 기동보수팀 운영으로 주거만족도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재무회계시스템 개선에 따른 채무관리에도 나선다. 원가 절감과 구분회계시스템을 통해 2013년말 10조6000억원에 달하는 채무를 연말까지 7조원으로 감축하고 2020년까지는 4조원 이내로 낮추기로 했다.
구분회계 도입은 SH공사가 지난해부터 검토 중인 사안으로 임대주택의 경우 재원이 대거 투입되는 반면 수익이 나지 않는 구조이다보니 투자비와 부족재원 및 수익 등의 자금 흐름을 한 눈에 살펴 개선안을 내놓겠다는 복안에서 추진됐다. 실제 SH공사는 그동안 국민주택기금, 정부자금, 융자금 관리를 사업별 계좌가 아닌 하나의 계좌로 관리해 자금 흐름과 부채 상황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종수 SH공사 사장은 “이번 중장기 전략은 중앙정부의 지방공기업 관리 강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경영혁신안을 실천해 시민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공기업으로 거듭 나겠다”고 말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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