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지난달 아시아 허브공항인 싱가포르 창이(樟宜)국제공항 향수ㆍ화장품 면세 사업권 경쟁에서 신라면세점에 밀린 롯데면세점이 이번엔 호주 시드니공항 면세점을 두고 격돌해 명예회복에 나선다. 시드니 공항은 연간 방문객이 3000만명에 이르는 세계 30위권의 호주 허브공항.
7일 무디포스트와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시드니공항은 이달 18일 오후 4시까지 면세점 사업 설명회 참석 의사를 받는다.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신라가 참여의사를 밝힌 면세 사업구역은 국제선 터미널1과 국내선 터미널 T2다. 규모는 약 7600㎡.
T2는 위치와 규모 면에서 다소 협소해 주 사업무대는 터미널1이 될 전망이다. 터미널 1에서는 패션ㆍ잡화ㆍ화장품 등 전품목을 판매하고 있다. 운영기간은 계약일로부터 7년이다.
면세점 업계는 현재 사업자인 뉘앙스(Nuance Australia)와의 계약이 내년 2월에 끝나기 때문에 올해 5월 말께부터 본격적인 입찰 경쟁이 시작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입찰제안요청서(RFP)는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다.
공식적으로 입찰공고가 나면 롯데면세점과 호텔신라뿐 아니라 세계적인 면세점업체 DFS그룹과 듀프리 등이 치열한 입찰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의 대기업 규제로 국내 사업에 발목을 잡힌 롯데면세점과 호텔신라가 해외 사업 확장에 주력하고 있어 이번 시드니공항 면세점 운영권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면세점업계에서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던 롯데면세점은 호텔신라가 본격적으로 면세점 사업에 진출한 이후 1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상황.
롯데면세점은 지난 2006년 진행된 입찰에 참여했던 경험과 운영 노하우 등을 바탕으로 철저히 준비하겠다는 각오다. 롯데면세점은 인도네시아 수카르 노히타공항점, 상가포르 제 1터미널 잡화매장 등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괌 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따내 올해 개장을 앞두고 있다.
호텔신라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호텔신라는 지난 2012년 싱가포르 창이공항에서 해외고가브랜드 프라다와 보테가베네타 운영권을 획득한 것을 시작으로 창이공항 1~3터미널 면세점 운영권을 확보했다.
면세점 관계자는 "이번 시드니공항 면세점의 규모가 최근 신라면세점이 따낸 창이공항 면세점과 비슷하다"면서 "이번 면세점사업의 성패여부가 롯데면세점과 호텔신라의 경쟁구도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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