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2008~2012년 미국 경제에 대한 경제학자들의 전망이 해마다 빗나가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좀 다를 듯하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차기 의장 지명자가 다음달부터 4년 항해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는 가운데 미 경제가 비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좋은 징조들이 포착되고 있다고 최근 전했다.
미 경제지표들은 지난해 4ㆍ4분기 성장률이 3%를 돌파하는 것은 물론 지난해 전체 성장률이 2.7%를 기록해 2008년 이후 처음 FRB의 성장률 전망에 부합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까지 높이고 있다.
이런 경기회복세로 옐런 차기 의장 등 FRB 인사들은 올해 미 경제성장률을 3% 이상까지 기대하고 있다. 민간 금융기관의 경제학자들은 올해 미 성장률 예상치를 2.8%로 제시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미 경제가 글로벌 경기회복의 중심에 서 있다며 올해 성장률을 2.8%로 제시했다. 오는 2016년에는 3%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진단했다.
이런 진단이 가능한 것은 지난해 3월 시작된 미국의 '시퀘스터(연방정부 예산 자동 삭감)' 규모가 점차 줄고 있기 때문이다. 높은 세금과 연방정부의 예산 삭감은 지난해 미 경제성장률을 1.5%포인트 깎아내렸다. 그러나 올해 시퀘스터 규모가 줄어 성장률이 0.4%포인트 혹은 이 보다 적게 하락하는 데 그칠 수 있다.
미 경제의 비상을 기대하게 만드는 또 다른 배경은 주식시장 활황과 주택가격 상승으로 가계 순자산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낮아진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와 디폴트(채무불이행) 비율은 가계의 빚 부담을 줄여 소비진작에 도움이 된다. 담보 잡힌 주택 가치가 대출금보다 낮은 이른바 '깡통주택'은 2012년 말 1050만채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640만채로 줄었다.
뚜렷한 경기회복세에 FRB는 월 850억달러(약 90조3125억원)였던 자산매입 규모를 이달부터 월 750억달러로 100억달러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연내에 양적완화 정책이 종료될 가능성도 커졌다.
그러나 FRB는 내년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할 방침이다. 현재 1% 안팎에서 움직이는 인플레이션율이 FRB의 목표치인 2%까지 올라가지 않으면 제로금리 시행 시기를 더 길게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는 미 경제가 낙관적인 전망대로 올해 승승장구할 경우 옐런 차기 의장이 예상보다 빠르고 과감하게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차기 FRB 부의장으로 지명된 스탠리 피셔 전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도 제로금리 정책 유지에 회의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 이 역시 FRB의 금리인상을 점칠 수 있는 근거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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