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O "성장 속도 빨라져도 고용 침체 이어가…2018년 실업자수 2억1500만명에 이를 듯"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 유엔 산하 국제노동기구(ILO)가 고용 없는 성장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미국 경제 전문 채널 CN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ILO는 20일(현지시간) 내놓은 연례 보고서에서 "세계 고용 시장이 경기회복의 덕을 입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ILO는 지난해 세계 실업자가 전년보다 500만명 증가한 2억200만명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실업자는 2018년까지 1300만명 더 늘어 2억1500만명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실업률도 꾸준히 높아질 듯하다. ILO는 지난해 6%였던 세계 실업률이 올해 6.1%로 오른 뒤 향후 5년 동안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의 5.5%를 웃도는 것이다.
ILO는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가 각각 3.6%, 4%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성장률 추정치 2.9%를 넘어서는 것이다. 이처럼 성장속도가 빨라지고 있지만 고용시장은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ILO의 레이먼드 토레스 국제노동문제 연구소장은 "경기회복이 수년간 지속돼온 노동시장의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을 만큼 충분치 않다"면서 "글로벌 금융위기를 초래한 근본 문제들이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의 고용사정이 가장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증가한 실업자 500만명 가운데 45%가 동·남아시아 사람들이다. 이는 높은 실업률로 애먹고 있는 유럽보다도 못한 것이다.
특히 중국의 경기둔화 등 아시아의 성장속도가 느려져 앞으로 아시아 고용시장의 침체가 길어질 수 있다. 반면 미국과 유럽은 실업률이 하락할 것으로 기대된다.
ILO는 세계 노동시장을 위협하는 문제로 높은 청년 실업률과 고용의 질 악화를 꼽았다. 지난해 15~24세 세계 젊은 층의 실업률은 13.1%로 전체 실업률의 두 배가 넘었다. 실업상태에 놓인 젊은이는 7450만명으로 1년 전보다 100만명 늘었다.
자영업자와 비정규직 노동자 등 이른바 '취약고용'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취약고용은 전체 고용의 48%를 차지했다. 이는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보다 5배나 높은 것이다.
ILO의 가이 라이더 사무총장은 "각 정부는 고용친화적인 거시정책을 마련하는 등 노동시장의 불균형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한다"면서 "일자리를 만들어낸 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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