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와 달리 팔려고 내놓은 제품" 자신감에도 일 판매량 300대 불과…이통 3사 출시 무색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LG전자가 야심차게 출시한 커브드 스마트폰 'LG G 플렉스' 판매 성적이 시원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팔려고 내놨다'는 LG전자의 당초 목표와는 달리 상업적 성공에는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국내 이동통신 3사를 통해 출시한 LG G 플렉스는 일 개통량 300여대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출시 후 지금까지 누적 개통량은 2만대 수준에 그쳤다. 온오프라인 휴대폰 판매점에서 LG G 플렉스에 50만원 이상의 보조금이 투입되고 있지만 판매 실적을 높이는 데는 사실상 실패한 것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이통 3사 공용으로 출시되는 모델은 보통 일 개통량 3000대 이상은 돼야 시장에서 좀 팔린다고 할 수 있다"며 "LG G 플렉스는 기술력을 보여주는 측면에서 의미는 있지만 상업적 성공에는 실패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LG G 플렉스의 판매 부진이 뼈아픈 이유는 LG전자가 출시 전부터 판매량에 상당한 기대를 걸었던 제품이기 때문이다. LG전자는 LG G 플렉스를 처음 공개할 때부터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커브드폰 '갤럭시 라운드'와는 달리 공격적인 판매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당시 마창민 LG전자 MC한국마케팅담당(현 MC미국마케팅담당)은 "경쟁사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는 팔려고 내놓은 제품"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갤럭시 라운드를 SK텔레콤 단독 모델로 출시해 기술 선도 기업의 역량을 보여주는데 만족했다. 반면 LG전자는 LG G 플렉스를 이통 3사 공용 모델로 출시하며 강한 판매 의지를 보였다. 국내 뿐만 아니라 홍콩, 싱가포르, 대만, 미국, 영국, 프랑스 등에 LG G 플렉스를 출시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커브드폰이 기존 제품과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상업적 성공을 기대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기술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많은 국내 시장이 글로벌 시장의 테스트베드라는 점을 고려할 때 LG G 플렉스의 해외 시장 성공 여부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국내 판매 부진과 달리 해외에서는 선전할 것이라는 시각도 일부 있다. 미국 이통사 스프린트가 이달말 LG G 플렉스 출시를 앞두고 있어서다. 하지만 최근 논란이 된 LG G 플렉스 화면 돌기 현상 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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