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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운용사 실력 없어·잘못된 국부펀드 운용방식 바꿀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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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홍철 KIC 사장 일문일답

[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서울=박연미 기자] 안홍철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은 14일 뉴욕 특파원들과 만나 "그동안 잘못된 (국부펀드) 운용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월가 전문가들의 향후 미국및 글로벌 경제 전망에 대해서도 상세히 소개했다.


-취임하자마자 2008년 메릴린치 투자 실패 사례를 거론했는데.
▲당시 나는 KIC 감사로 있으면서 이를 적극 말렸다. 당시 메릴린치는 경제위기가 다가오고 있는데도 우리는 물론 싱가포르투자청(GIC), 쿠웨이트 투자청 등을 불러놓고 그럴 듯한 설명으로 투자를 권했다. 사실상 속였다. 우리는 당시 제대로 분석도 못 한 채 이틀 정도 자료 검토만 한 뒤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본 거다.

-구체적인 계획은?
▲지난 12월 취임하자마자 대책팀을 꾸려 검토해왔다. GIC 등은 투자지분을 일찌감치 손절매한 뒤 다른 곳에 투자해 대부분 회복했다. 그동안 누구도 책임을 안 지려고 해서 방치된 것이다. 이번에 귀국하면 이달 중 매각 여부 결론을 내릴 것이다.


-최근 미래에셋운용으로부터 투자금을 회수했는데.
▲국내 자산운용사 중 삼성투신과 미래에셋 운용에 일부 자금을 투자했는데 실적이 좋지 않았다. 특히 미래에셋은 적자를 계속 내고 있어서 손실을 떠안고 회수했다. 솔직히 국내운용사들은 아직 우리 자금을 맡길 만큼 실력이 못 되는 것 같다. 국내운용사들이 미국 운용사들의 인수합병을 시도하지만 아직 그럴 경험도, 실력도 모자란다. 차라리 지금 커 가는 아시아 시장에 눈을 돌리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외국계 위탁 자산운용사도 정리하나.
▲이번 뉴욕 방문 목적 중 하나는 우리들의 자금으로 수익을 많이 낸 곳은 격려하고, 그렇지 못한 곳에는 경고를 하기 위해서다. 실적이 안 좋은 운용사는 이번에 가차없이 잘라버릴 생각이다.


-이번 방문기간 동안 만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과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 등 월가의 거물들의 경제 전망은.
▲미국 경제 전망에 매우 긍정적이었다. 올 2분기에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인상 기준으로 정한 실업률 6.5%에 바로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양적완화 축소는 결국 경제회복에 따른 것이니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이에 따른 금리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용의주도한 재닛 옐런 FRB 차기의장과 스탠리 피셔 부의장 지명자가 충격을 줄 정도로 긴축을 하진 않을 것이라고 기대하더라. 블랙록에선 이미 채권가격에 금리인상 요인이 반영됐다는 견해를 보였다.


-현재 투자운용실장(CIO)이 공석인데.
▲외국인을 앉혀 봤지만 모두 실패했다. 이번엔 외국인을 임명하지 않을 계획이다. 실제로 실력을 갖춘 외국인은 한국에 오지 않는다. 2~3급들이 오는 것이다. 굳이 그런 사람 데려다가 중책을 맡길 이유가 없다. 외국계 은행 경력도 잘 가려봐야 한다.


한편 KIC는 정부(외평기금)와 한국은행(외환보유액)으로부터 달러를 위탁받아 해외 시장에서 굴리고 있다. 자산의 48%(304억달러)는 주식, 34%(218억달러)는 채권 시장에서 운용한다. 나랏돈을 굴리는 만큼 태생적으로 보수적인 투자성향을 갖고 있지만, 2008년 메릴린치에 한 대규모 투자는 내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신속하게 이뤄졌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몸을 사리던 시절, KIC는 주저 없이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고 이에 따라 국제 금융시장의 흐름을 읽지 못한 투자로 나랏돈 1조원 이상을 공중에 날렸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당시 리스크관리팀장이 반대 입장을 밝혔지만 수용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투자 과정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상급기관인 기획재정부 역시 투자 실패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2조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 결정을 산하기관이 단독으로 결정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라서다. 일각에서는 기획재정부가 외평기금까지 동원해 투자자금을 대준 점을 문제삼고 있기도 하다.



뉴욕=김근철 특파원ㆍ박연미 기자 kckim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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