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2014 CES'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위상은 돋보인다. 초고화질(UHD) TV와 곡면 TV분야에서는 경쟁사에 단연 앞선 모습이다. 특히 화면의 곡률을 조절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제품인 가변형 UHD TV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며 TV의 미래를 선도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안심은 이르다. IT산업의 진화와 융합은 숨 가쁘고, 경쟁자의 추격은 매섭다. 중국은 우리의 턱밑까지 따라 붙었고 일본의 반격도 만만찮다. 하이센스, TCL, 하이얼 등 중국 업체들은 85형, 110형 UHD TV를 비롯해 곡면 UHD TV를 선보였다. 겉모습이나 제품 구현력에서는 삼성, LG와 큰 차이가 없다. 소니는 147인치 UHD 프로젝터를 공개하는 등 일본 기업들은 콘텐츠 생산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물론 삼성과 LG의 TV기술 경쟁력은 여전히 우위다. 두 회사는 곡면 TV에서 한발 더 나아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시청자가 마음대로 곡률을 조절할 수 있는 가변형 TV를 선보였다. 중국, 일본에 앞선 기술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시장의 강자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선행기술 개발에 더 투자해야 선도자로서의 위상을 지킬 수 있다.
차세대 제품으로 꼽히는 웨어러블 기기 경우는 더욱 그렇다. 삼성은 BMW와 함께 차 외부에서 히터ㆍ에어컨을 작동하는 등 스마트 시계 갤럭시 기어의 기능을 추가했다. LG는 첫 웨어러블 기기 '라이프밴드 터치'를 내놨다. 소니, 카시오, ZTE, 퀄컴 등도 줄줄이 스마트 시계를 전시했다. 각축전이 치열하다. 시장을 선도할 기술과 콘텐츠 개발이 관건이다.
IT와 다른 산업의 융합화도 두드러졌다. 인터넷으로 모든 사물에 연결하는 사물인터넷 분야도 그 하나다. 스마트카가 대표적이다. ICT 강국에 글로벌 업체인 현대차를 보유하고 있지만 한국은 이 분야에선 걸음마 단계다. 포드는 CES에서 태양광 충전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벤츠는 스마트워치로 제어할 수 있는 콘셉트카를 내놨다. 한국 자동차산업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ICTㆍ차량 융합기술 개발이 급하다. 2014 CES는 IT산업의 전천후 융합과 기술 진전에 한국 기업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현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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