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아시아의 새로운 의류산업 기지로 떠오른 캄보디아에서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이 전국적인 파업을 일으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간) 캄보디아 의류산업 노동자들 수만명이 정부가 정한 임금보다 더 높은 임금을 요구하면 전국에서 파업을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이번 파업은 올 들어 일어난 파업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캄보디아 의류산업협회는 회원사들에게 이번 주에 작업을 중단하도록 촉구해 의류산업 의존도가 큰 캄보디아 경제가 크게 휘청일 전망이라고 WSJ은 전했다.
120여개 공장 노동자들이 참여한 이번 파업은 내년 4월부터 최저임금을 19% 인상한 월 95달러로 조정하려는 정부 결정에 항의해 일어났다고 노조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노조측은 월 160달러로 인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캄보디아 정부는 지난 5월 의류산업 최저임금을 2000년 이후 줄곧 유지돼온 66달러에서 80달러로 조정했다.
노조의 파업에는 훈센 총리의 통치에 반대하는 야당권도 가세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캄보디아 의류노동자민주노조연맹의 아트 토른 의장은 “현재 임금은 너무 적어 노동자들의 요구를 충족할 수 없다”면서 “정부는 이 문제를 반드시 풀어야 하며 그렇지 않는다면 상황이 악화돼 의류산업 투자자들에게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최저 임금인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정부 관료들은 요구수준보다 낮은 임금 인상폭을 수용할 것을 초구하고 있다. 캄보디아 노동부는 이번 임금 인상은 민주적인 결정이며 존중돼야 한다면서 계속 고집을 피우면 모든 것을 잃을 것이라고 주장해 평행선을 달렸다.
캄보디아 상무부에 따르면, 캄보디아 의류산업은 미국과 유럽연합에 공급하고 있는데 올해 들어 11월 말까지 약 51억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2% 늘어난 것이다.
캄보디아에는 의류와 신발류 공장이 795곳 있으며 대부분이 여성인 60여만명을 고용하고 있다.
의류 업체들은 캄보디아의 인건비가 싸서 선호하지만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로조건에 불만을 품은 파업이 잦은 게 흠으로 지적되고 있다.
캄보디아의류제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1월 말까지 캄보디아에서는 131차례의 파업이 벌어져 지난해 연간 121건보다 늘어났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3년 이후 가장 많은 파업 회수이다.
이번주 파업에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이 참여했는지는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지만 노조측은 약 30만명이 참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현지 매체들은 약 1만명이 25일 프놈펜 시내에서 가두행진을 벌이고 수만명이 전국에서 파업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최근 파업이 지속되면 캄보디아의 수출에 악영향을 주고 성장의 발목도 잡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캄보디아는 올해 약 7%의 성장이 예상되고 있지만 경제에서 의류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성장률이 그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캄보디아 경제협회의 찬 소팔 의장은 상황이 더 악화하면 투자자들은 떠나 다른 나라에서 제조업 기반을 찾을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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