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범 회장, LG상사 대표이사 내정…연임 불투명, 후임자 찾을듯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내년 2월 임기를 앞둔 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 회장의 연임여부를 둘러싸고 재계의 관심이 모인다. 이 회장이 이미 한차례 연임해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LG상사의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경총 업무수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GS와 LG상사 컨소시엄이 최근 STX에너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데는 지난달 LG상사 대표이사로 내정된 이 회장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2009년 STX그룹의 해외 에너지ㆍ자원개발 사업을 총괄하는 회장으로 영입돼 4년여간 있었던 만큼 STX에너지 내부를 잘 아는 인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이 STX에너지 인수 후 사업 정상화까지 한동안 STX에너지 경영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LG상사도 현안이 쌓여 있다.
이처럼 이 회장이 LG상사 입사 5개월 만에 경영전면에 나서면서 내년 이후에도 계속해서 경총 회장직을 수행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관료출신인 이 회장은 공직에서 물러난 후에도 대한항공ㆍSTX 등 민간기업에 몸담은 적이 있지만 대표이사를 맡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경총 회장의 경우 따로 정해진 자격요건이나 선출과정은 없다. 과거 사례를 보면 재계 오너가 재벌기업 최고경영진으로 구성된 회장단과 이사사의 추대방식으로 내정한 후 총회를 거쳐 확정하곤 했다.
경총은 앞서 1970년 한국경영자협의회로 출범 후 내년이면 45년째를 맞이하지만 역대 경총 회장은 5명에 불과했다. 현 회장과 달리 전임 회장들은 오너 경영인이다. 초대 회장을 맡은 고 김용주 전방 명예회장이 1982년까지 10년 넘게 회장을 맡은 이후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1982~1997), 김창성 전방 명예회장(1998~2003), 이수형 OCI 회장(2004~2010)에 이어 이희범 현 회장(2010~) 등이 전부다.
이는 경총이 국대 최대 사용자 단체로 노동조합을 상대하며 각종 노사이슈를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서는 통상임금ㆍ근로시간 단축ㆍ정년연장 등 노사간 의견대립이 극심한 이슈가 산재한 만큼 꺼릴 수밖에 없는 자리로 꼽힌다. 이수영 OCI 회장이 물러난 후 한동안 공석으로 있었던 것도 선뜻 나서려는 인물이 없었기 때문이다.
경총 관계자는 "(이희범 회장이) 한 회사의 경영실적을 직접 챙겨야하는 대표이사직을 수행해야하기 때문에 내년 2월 임기를 마친 후 계속 회장직을 맡을지에 대해 불투명한 건 사실"이라며 "아직 내부적으로 회장 인선과 관련한 논의는 없다"고 전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