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미국이 올해 10월에 겪었던 연방정부 일시폐쇄(셧다운) 혼란을 내년 초에 다시 겪지 않게 됐다.
미국 하원이 12일(현지시간) 초당적 예산안을 통과시켰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하원은 찬성 332표, 반대 94표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상원은 다음 주 초 표결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원은 민주당이 다수당이어서 통과가 확실시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미 예산안이 넘어오면 서명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사실상 하원 통과 여부가 관건이었던 셈이다.
이에 따라 미국은 의회가 예산안을 통과시켜 주지 않아 연방정부 업무가 중단됐던 지난 10월의 셧다운 혼란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예산안은 10월 혼란 후 민주·공화 양당이 구성한 특별위원회가 마련한 것이다. 연방정부 재정지출 자동삭감(시퀘스터)과 셧다운을 막기 위한 장기 예산안 마련을 목적으로 출범한 특별위원회는 지난 10일 2년짜리 예산안에 합의했다.
특별위원회는 향후 2년간 국방 예산을 포함해 재량지출(일반예산)을 향후 2년간 630억달러 증액기로 했다. 이를 통해 시퀘스터 충격은 내년에 절반으로, 내후년에는 25% 정도 줄어든다. 또 세금을 인상하지 않고 퇴직군인 연금 축소 등을 통해 재정수입을 늘리기로 했다.
2014회계연도 예산 규모는 당초 논의됐던 9670억달러에서 1조230억달러로 증액됐다. 2015회계연도 예산 규모는 1조140억달러로 정해졌다.
미 의회예산국은 이번 예산안이 재정적자를 2014년에 31억달러, 2015년에 34억달러 더 줄여줄 것으로 예상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예산안은 오바마 대통령이 요구했던 모든 것을 담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양당이 협력한 중요한 순간이며 연방정부가 중단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특별위원회 공동 위원장을 맡았던 공화당 소속 폴 라이언 하원 예산위원장은 "원했던 만큼 나아가지는 못했지만 옳은 방향으로 의미 있는 한 걸음을 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산안은 연방정부에 위기가 연속되는 것을 막고 재정의 안정을 가져올 것이며 양당이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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