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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서]왜, 어떻게, 그리고 무엇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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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서]왜, 어떻게, 그리고 무엇을 이은형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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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대 초반, 하늘을 나는 유인비행기를 개발하려는 노력이 한창 이뤄지고 있었다. 당시 미국을 비롯한 세계가 주목했던 인물은 사무엘 피에르폰트 랭리였다. 하버드대학을 졸업한 랭리는 스미소니언학회 멤버로 학계의 지지를 받았으며 자금과 인맥이 모두 풍부했던 인물이었다. 자신이 가진 돈으로 당대 최고의 전문기술자를 고용했고 뉴욕 타임즈는 랭리를 밀착취재했다. 랭리가 언제 동력조절에 성공하여 꿈의 유인비행을 가능하게 할 것인지 초미의 관심사였다.


하지만 최초의 유인비행에 성공한 인물은 뜻밖에도 오하이오주 시골마을의 올빌ㆍ윌버 라이트 형제였다. 라이트 형제는 대학교육을 받은 적도 없으며 돈도 없었고, 당연히 뉴욕 타임즈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1903년 12월17일 라이트 형제는 유인비행에 성공했다. 물론 조용한 시골에서 일어난 이 '커다란 사건'은 며칠이 지나서야 세상에 알려졌다. 랭리와 라이트 형제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사이먼 시넥은 '위대한 모든 리더의 공통점'이라는 TED 강의에서 이렇게 설명한다. 랭리는 부자가 되기 위해,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리기 위해 유인비행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반면 라이트 형제는 세계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고 믿었다. 유인비행으로 세상을 바꾸어보겠다는 것이 라이트 형제의 목적이었다. 라이트 형제가 유인비행에 성공했다고 알려진 날, 랭리는 유인비행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그의 목적은 돈을 벌고, 유명해지는 것이었기에 더 이상 계속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시넥은 '왜(why)' '어떻게(how)', 그리고 '무엇을(what)'이라는 세 가지 원을 그리며 '황금의 원(golden circle)'이라고 이름 붙였다. 가장 안에 있는 작은 원이 '왜'이며 중간 원이 '어떻게', 바깥의 가장 큰 원이 '무엇을'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엇을'에 집중한다.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고 있다는 의미다. 일부 사람들은 '어떻게'에 관심을 가진다. 자신이 일하는 방식에 대해 고민하며 다른 사람과 어떻게 차별화해야 할지 생각한다는 의미다. 가장 안에 있는 원은 '왜'이며 아주 소수의 사람들만이 관심을 가진다. 자신이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 항상 생각한다.


세 가지 차원의 황금 원은 우리 두뇌작용과도 연결된다고 한다. '무엇을'에 해당되는 바깥의 원은 신피질의 기능인 논리적 사고ㆍ언어 등을 관장하며 중간의 원은 변연계로서 느낌ㆍ신뢰ㆍ충성심을 관장하며 가장 작은 중심원은 의사결정이나 행동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즉 우리는 변연계 중심원을 통해 의사결정을 하게 되는데 이는 종종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논리적 사고'나 '언어'를 관장하는 것은 다른 차원인 신피질의 기능이기 때문이다. '왜'로부터 출발하여 '어떻게' 그리고 '무엇을' 이라는 순서로 사고하는 사람은 진정한 동기부여가 된 사람이다. 신념이 있으므로 쉽게 지치지 않고, 역경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이제 대학의 학기가 끝나면 또 수백명의 제자들이 졸업을 할 것이며 본격적인 취업전선으로 나선다. '이십대의 태반이 백수'라는 의미의 '이태백'이라는 신조어가 돌 정도로 취업이 어려운 상황이다. 제자들에게 '왜'부터 생각하라고 강조하고 싶다. 직장이나 진로를 선택할 때 '연봉이 높아서' 또는 '남들이 알아주니까'를 생각하기보다는 자신의 내면을 탐색하였으면 한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왜 그 일을 하려고 하는지' 스스로 묻고 또 물어서 업종을, 기업을 선택하라고. 하지만 과연 몇 명이나 귀담아 들을지 우려스럽다. 하긴 어른들 중에서도 '왜'를 생각하고 고심하며 매일 마음을 다잡는 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




이은형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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