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우크라이나에서 반(反)정부 시위가 12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경제에 디폴트(채무불이행)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달러 표시 채권 금리는 사상 최고 수준까지 올라갔다(채권 가격은 하락). 2014년 6월 만기 달러화 표시 채권 금리는 이날 274bp 상승한 19.34%를 기록했다. 2023년 4월 만기 채권 금리도 61bp 오른 10.57%까지 올랐다. 2020년 만기 달러화 표시 채권 가격은 하루 동안에 4센트나 떨어져 현재 85센트를 밑돌고 있다.
5년 만기 신용부도스왑(CDS) 금리는 1067bp로 100bp나 치솟았다. CDS는 디폴트에 대비한 보험 성격의 파생상품으로 금리가 높아질수록 디폴트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우크라이나의 CDS 금리는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에 이어 세계에서 세번째로 높다.
이미 국제 신용평가사들로부터 우크라이나는 '정크(투자부적격)' 등급의 신용 평가를 받고 있다. 무디스는 지난 9월 우크라이나의 신용등급을 'B3'에서 'Caa1'로 강등했고 스탠다드앤푸어스(S&P)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신용등급을 'B-'로 제시하고 있다.
FT는 우크라이나의 경제 상황이 취약해 신용등급이 바닥을 친 상황에서 정정불안이 지속될 경우 디폴트 위험은 빠르게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 업무는 마비되고 기업들의 파업이 오랫동안 지속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시위는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FTA)을 포함한 협력을 거부하고 러시아와 손을 잡으려 하면서 시작됐다. 지난 주말에는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에서 시민 35만명이 '혁명'과 '폭력배 타도' 등의 구호를 외치며 EU와의 협력 협정 불발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2004년 우크라이나를 오렌지색 물결로 뒤덮은 대대적인 부정선거 규탄 시위 '오렌지 혁명' 이후 이처럼 많은 인파가 시위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야누코비치 대통령의 퇴진과 의회 해산을 요구하는 시위대들은 이번 상황을 '시위'가 아닌 '혁명'으로 간주하고 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EU와의 협상 재개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시위대 진정에 나섰다. 그러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압박의 수위를 높이며 우크라이나가 EU와 연합 협정을 체결하는 것을 저지하고 있어 돌파구 마련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 주도의 옛 소련권 경제 통합체의 경제적 이익을 강조하고 나서며 옛 러시아 '위성국가'들을 향한 EU의 영역확대를 다시 한 번 경고했다. 러시아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을 키예프로 급파해 우크라이나의 EU 협상 재개 시도를 감시중이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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