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동부그룹이 고강도 자구계획안을 통해 3조원에 달하는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지만 금융권이 동부제철의 회사채 차환 지원에 제동을 걸었다. 이에 동부제철은 "조속한 결정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0일 금융업계와 동부제철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내달 만기 도래하는 1050억원 규모에 대한 동부제철 차환 발행 동의서를 전날까지 받을 예정이었으나 차환발행심사위원회(이하 차심위)의 구성원인 신용보증기금과 금융투자업계가 동의서를 내지않으면서 안건이 보류됐다. 앞서 주채권은행인 산은은 동부제철의 자구안에 대해 '파격적'이란 평가를 내리면서 차환 발행이 기대를 모았지만, 예상이 빗나간 셈이다.
앞서 동부제철은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상화하기 위해 회사채 신속인수제를 신청했다. 이는 기업이 사모로 회사채를 발행하면 산업은행등이 인수해, 회사채 차환 리스크를 줄여주는 제도다.
금투업계, 신용보증기금, 채권단으로 구성된 차심위는 구성원이 만장일치해야만이 차환지원을 할 수 있다. 이에 산업은행은 이날까지 신용보증기금과 금융투자업계가 차환발행에 참여해줄 것으로 공식적으로 요청한 상황이다. 하지만 차심위 기관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동의 여부 결정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동부제철의 차환이 통과되면 내달 만기도래 1050억원 중 20%는 동부제철이 자체 상환하고 80%는 산업은행이 총액인수한다. 산은 인수액 중 80%(672억원)는 신보와 금투업계가 재인수하고, 채권단이 나머지 20%(168억원)을 맡는 식이다.
신보와 금투업계는 차환 지원 기간에 동부제철이 은행권에서 받은 신디케이트론의 원금상환시기가 연장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차환지원이 결정되도 동부제철이 1050억 가운데 20%인 210억원을 자체 인수해야하는데 신디케이트론 원금 상환분과 이자까지 더해지면 상당 규모의 자금 유출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동부제철은 당진제철소 건설을 위해 산은 등 은행권에서 8000억원 규모의 신디케이트론을 받았는데 내달부터 매분기말 원금 상환이 시작된다. 다음달 갚아야하는 원금은 354억원이며 앞으로 3년마다 매 분기때마다 같은 금액의 원금을 갚아야 한다. 이후 3년간 분기마다 404억원, 이후 2019년까지 3분기까지 217억원을 내야한다.
그러나 동부제철은 현재 추진중인 3000억 규모의 당진항만 유동화 작업이 진행되면 1700억 가량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고, 신디케이트론 상환에 대해 신보 및 금투업계가 우려하는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신보와 금투업계가 회사채 차환 지원을 대가로 요구한 김준기 회장의 연대보증도 수용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차심위의 조속한 결정을 기대한다"면서 "자구안에 대해서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이라고 밝혔다.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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