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홍명보호(號)가 출범 첫 해외원정을 통해 월드컵 본선 경쟁력을 파악할 시험대에 선다.
19일 오후 11시(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자벨 스타디움에서 펼쳐질 러시아와의 축구대표팀 친선경기에서다. 올해 마지막 A매치이자 지난 7월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감독이 안방을 떠나 제 3국에서 치르는 첫 번째 평가전이다.
러시아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9위로 간접 비교에서 한국(56위)을 압도한다. 양국이 A매치에서 격돌하는 건 25년 만이다. 연령제한을 두지 않았던 1988 서울올림픽 당시 대표팀 맞대결에서 득점 없이 비긴 게 공식 기록으로 남아 있다.
2014 브라질월드컵 유럽 지역예선 F조에 속한 러시아는 7승1무2패(승점 22)의 1위로 포르투갈(승점 21)을 밀어내고 본선 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AC밀란, AS로마, 유벤투스(이상 이탈리아),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잉글랜드대표팀 등을 거친 명장 파비오 카펠로 감독의 조련 아래 전력을 한층 강화했다. 3월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1대 1로 비기는 등 최근 다섯 차례 A매치에서 3승2무로 선전하고 있다.
지난 15일 안방에서 FIFA 랭킹 7위 스위스를 2대 1로 물리친 한국으로선 유럽 팀에 대한 면역력과 자신감을 끌어올릴 수 있는 중요한 일전이다. 특히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 시차와 기온, 낯선 그라운드 등을 극복하는 것도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소중한 경험이 될 전망이다. 러시아보다 늦은 17일 두바이에 입성한 대표팀은 중동의 강한 모래바람 탓에 실내에서 훈련을 대체하는 등 악조건을 딛고 경기를 준비해 왔다. 선수단의 피로를 감안하고 조직력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선발 라인업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대표팀은 전날 열린 마지막 훈련에서 스위스전 좌우 측면 수비를 맡았던 김진수(알비렉스 니가타)와 이용(울산) 대신 박주호(마인츠)와 신광훈(포항) 조합을 시험 가동했다. 중원에선 기성용(선덜랜드)과 함께 박종우(부산)가 호흡을 맞췄다. 장신의 김신욱(울산)을 보좌할 2선 공격수 자리에는 이근호(상주)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김승규(울산)와 정성룡(수원)이 벌일 수문장 경쟁도 여전히 치열하다.
홍 감독은 "악조건을 경험하며 좋은 성적을 내는 건 팀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러시아전은 한국의 원정 적응력을 시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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