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라배마ㆍ디트로이트(미국)=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3조2교대=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이나 현대모비스 디트로이트 공장 등의 근무제는 3교대제다. 2교대 근무를 하다 지난해 10월 전환했다. 국내 공장은 주간 2교대제를 실시하고 있다. 3교대제는 4일간 10시간씩 근무하고 3일 쉬는 근무형태다. 토요일도 정규 근무시간이다. 한국은 토요일 8시간 근무 시 16시간 대우를 받는다. 시급으로 따지면 토요일의 경우 2배 안팎 차이가 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가동률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앨라배마 공장 가동률은 지난해 99.1%를 기록했다. 국내의 경우 60% 안팎에 그쳐 40%가량의 차이가 난다.
앨라배마 공장이 차 한 대를 생산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HPV)은 15.4시간이다. 울산 공장 31.3시간의 절반에 불과하다. 앨라배마 공장의 HPV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포드가 21.7hr, GM 23hr, 혼다 23.4hr, 도요타 27.1hr 등이다.
지난해 연간 근무일수도 앨라배마 현대차 공장이 243일, 현대모비스 오하이오 공장은 267일, 현대모비스 미시건 공장은 288일이다. 현대차 울산 공장은 237일에 불과하다.
◆도시락=미국 공장의 점심시간은 대부분 30분으로 한국의 40분보다 짧다.
미국 근로자들의 상당수는 도시락을 싸 와 점심시간에 휴게실이나 야외 등에서 끼니를 때운다. 한국 근로자들은 공장 내에 마련된 대형 구내식당에서 대부분 식사를 하지만 이들은 도시락 식사에 익숙하다.
미국은 근로자에게 식비는 물론 간식비도 지원하지 않는다. 여유가 있는 직원은 구내 식당에서 식사를 하지만 대부분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집에서 싸 온 도시락으로 해결한다.
때문에 공장 내 휴게소 등 곳곳에서 음식을 데워 먹을 수 있는 전자레인지 등이 설치돼 있다.
◆양성평등=미국 공장에서 눈에 띄는 것은 생산라인에 여성이 유독 많다는 점이다. 생산직의 22-30%가량이 여성이다. 하는 일은 남자와 큰 차이가 없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조립은 물론 무거운 부품 운반까지 척척이다.
국내 공장에, 특히 무거운 부품을 운반해야 하는 라인에 여성이 거의 없는 것과 대조적이다. 여자니까 편의를 봐주고, 힘든 라인에서 배제하는 국내 근로 문화를 미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현대모비스 오하이오 공장의 황찬규 부장은 "한국은 여성이 힘들다고 하면 라인을 옮겨주면서 배려하지만 미국은 옮겨주는 것 자체가 남녀차별이다. 힘의 논리로 따진다면 힘없는 남자는 어떻게 할 거냐"고 반문했다.
◆자부심=미국 내에서 유일하게 한국인이 목에 힘을 주고 사는 지역이 앨라배마주다. 현대차 공장이 들어서기 전 앨라배마에는 미국인 군인과 결혼해 사는 100명가량의 교포가 있었는데 최근에는 한국인 거주자가 1만여명으로 늘었다.
현대차, 기아차와 함께 협력업체들이 코리아 자동차 벨트를 구축하면서 미국 내 다른 곳에 거주하던 한국인들도 일자리를 찾아 앨라배마로 몰리고 있다.
앨라배마에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로고는 자부심의 상징이다. 직원 대부분이 외출을 할 때 로고가 붙은 유니폼을 그대로 입고 다닌다.
지역 내에서도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는 선망의 대상이다.
현대차 등은 창립기념일 등에 맞춰 지역 내에서 대대적인 행사를 한다. 직원 가족은 물론 친구 등 5000여명을 초청, 시민공원을 통째로 빌려 식사, 음료 등을 제공한다. 아이들을 위한 놀이시설을 설치하는 한편 콘테스트를 통해 푸짐한 상품을 지급한다. 불꽃놀이도 빼놓지 않는다. 지역 내 최대 행사다. 지역 유지 등을 초청, 행사를 열고 이들을 한국에 초청하기도 한다.
앨라배마ㆍ디트로이트(미국)=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