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은' 대종상영화제, 흙투성이 '50번째 생일'

[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반백년 역사'를 맞은 제50회 대종상영화제가 시작부터 삐걱거리며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KBS는 1일 오후 7시 한국시리즈 7차전 생중계를 공지했다. 당초 이 시각 생방송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던 대종상영화제는 녹화방송으로 중계된다.

이는 앞서 지난달 31일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삼성이 6-2 승리를 거뒀기 때문.

원성이 높아지자 KBS 측은 한국시리즈 때문에 대종상 측에 행사일 변경이 가능하다는 고지를 미리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종상영화제 사무국은 예상을 못했던 일이라며 반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종상영화제의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앞서 지난달 30일 영화제 측은 "제 50회 대종상영화제 최종 MC로 신현준과 하지원이 선정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종상 측은 지난달 17일 2차 기자회견을 통해 "박중훈과 하지원이 사회를 맡을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박중훈은 MC직을 고사했으며, 남자 MC 자리는 공석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종상 측은 '확정자'가 아닌 '예정자'를 발표했을 뿐이라고 말했지만, 출연 논의가 확실히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배우의 실명을 거론한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박중훈이 MC직을 수락하지 않은 사실이 알려졌음에도 곧바로 정정보도를 하지 않았고, 방송을 이틀 앞두고 '최종MC'라는 이름으로 신현준과 하지원이 진행을 맡았음을 알려 눈총을 샀다.

지난해에도 대종상영화제는 소란스러웠다. 제49회 영화제에서는 베니스국제영화제 대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작품상 수상에 실패하고, 전국 1200만 관객을 동원한 흥행작 '광해, 왕이 된 남자'가 작품상, 감독상 등 15개 부문 전체를 휩쓸면서 공정성 논란이 부각됐다.

뼈아픈 경험을 한 영화제 측은 올해는 무엇보다 철저하고 투명한 본심심사를 통해 오해나 잡음을 불식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올해 역시 1300만 명에 육박하는 관객을 동원한 '7번방의 선물'과 900만 관객을 돌파한 '관상'의 대결로 점쳐지고 있다. 두 작품은 각각 12개, 10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끈다.

반세기 50회의 역사를 맞은 대종상영화제가 여러가지 문제들로 신뢰를 잃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는 않을지 걱정의 소리가 높다.

한편 제50회 대종상영화제는 1일 저녁 7시부터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다. 방송은 오후 10시부터 KBS 2TV를 통해 녹화중계된다.

유수경 기자 uu8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