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제50회 대종상영화제가 눈앞으로 성큼 다가섰다. 지난해 49회 영화제에서는 베니스국제영화제 대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작품상 수상에 실패하고, 전국 1,200만 관객을 동원한 흥행작 ‘광해, 왕이 된 남자’가 작품상, 감독상 등 15개 부문 전체를 휩쓸면서 공정성 논란으로 시끄러웠다. 과연 올해는 무사할 수 있을까?
17일 오전 서울 그랜드 하얏트 리젠시룸에서는 제50회 대종상영화제 2차 기자 간담회가 개최됐다. 이날 이규태 대종상영화제 조직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그간 문제가 됐던 영화계 관계자들의 법적 다툼과 감정적 불화가 해소됐다는 사실을 밝혔다. 또 조직위원장 권동선이 대종상영화제 개최 자격을 시비해 서울중앙지법에 행사금지 가처분 신청을 한 것 역시 지난 16일(어제) 기각됐음을 강조했다.
이규태 조직위원장은 “이제는 반백년의 기념비적인 제 50회 영화제 개최에 걸림돌이 없다. 올해는 웅장하고 화려한 레드카펫 행사가 풀오케스트라와 함께 진행된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이어 “박중훈, 하지원이 진행을 맡았으며 스타 시상자들이 여러분과 함께 한다. 버라이어티한 쇼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무엇보다 철저하고 투명한 본심심사를 통해 오해나 잡음을 불식시키겠다고 밝혔다. 예심심사위원들은 올해 출품작 총 51편을 매일 세편씩 심사해 17일 동안 예심 심사를 거쳤다. 하지만 올해 출품작 중에는 특별히 빼어난 작품은 많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져 아쉬움을 자아냈다.
장혜진 예심심사위원 대표는 "출품작들이 상업영화와 독립영화 비율이 비슷했다. 전반적으로 괜찮았지만 특별히 빼어난 수준의 작품은 그리 많지 않았다"며 "절반 정도가 저예산이었는데, 대작이 많아서 흥행에 성공한 상업영화를 뛰어넘는 것은 많이 없었다"고 심사 소감을 전했다.
예심심사를 통해 노미네이트 된 본선 진출작은 총 21작품으로 7번방의 선물, 고령화 가족, 관상, 설국열차, 신세계, 늑대소년, 전설의 주먹, 몽타주, 공정사회, 숨바꼭질, 박수건달, 은밀하게 위대하게, 힘내세요 병헌씨, 나의 PS파트너, 노리개, 짓, 베를린, 감시자들, 타워, 내가 살인범이다, 감기가 포함됐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1천만 명 이상의 관객을 웃고 울린 ‘7번방의 선물’이다. 이 작품은 감독상, 시나리오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신인여우상, 촬영상, 편집상, 조명상, 음악상, 의상상, 미술상 등 총 12개 부분에 노미네이트 됐다. 이밖에도 ‘관상’이 감독상, 시나리오상 등 10개 부문 후보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공정성 논란’으로 뼈아픈 경험을 한 대종상영화제는 올해 심사의 공정성 강화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는 일반 심사위원들의 참여를 늘린다는 것 외에는 특별한 설명이 없었고, 이들이 어떤 기준으로 영화를 평가하느냐에 대한 기준도 모호했다. 한 취재진이 이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요구했지만,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들을 통해서는 궁금증이 속 시원히 해결되지 못했다.
이날 대종상영화제 2차 기자 간담회는 지난 번 1차 기자간담회 때와 마찬가지로 오직 반세기 50회의 역사를 맞이한 대종상영화제의 의의만 확인하는 자리에 불과했다.
홍보대사를 맡은 배우 조민수는 “2013년은 한국영화가 많이 사랑받았고, 다양하고 멋진 작품이 많았다. 배우로서 행복한 생각이 든다. 대종상이 올해로 50횐데 50년이라는 엄청난 세월을 버텨온 대종상영화제가 ‘우리나라 얼굴’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과연 그의 바람대로 대종상영화제가 모두의 우려를 잠재우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영화제로 우뚝 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제50회 대종상영화제는 오는 11월 1일 저녁 7시부터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다. 배우 박중훈과 하지원이 진행을 맡았으며, KBS 2TV를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
유수경 기자 uu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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