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제프리 이멀트 제네럴 일럭트릭(GE) 회장은 한국에서 항공 헬스케어 첨단 제조업 분야의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삼성과 협력 관계가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한 중인 제프리 이멀트 제네럴 일렉트릭(GE)회장은 25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삼성과 비즈니스 관계에서 접점을 갖고 있고, 앞으로 협력이 확대가 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멜트 회장의 한국 기자간담회는 2000년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이래로 처음이다.
향후 투자 계획에 대해 이멀트 회장은 "구체적인 수치로 답을 드릴 수 없다"면서도 "조선해양과 항공, 헬스케어 분야에 대해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외 첨단 제조업과 산업 인터넷분야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전날 삼성물산 정연주 부회장 등 삼성 사장단과 만찬을 함께 하면서 향후 투자 방안에 대해서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도 헬스케어 분야에서 삼성과 경쟁을 예고했다. 이 회장은 "세계적인 기술력을 인정받는 삼성의료원은 파트너사로 함께 하겠지만 의료기기 부문에서 경쟁관계를 맺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그룹의 후계구도 변화에 대해서는 "타사의 일에 대해서 개입하지 않는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구성원을 존중하는 기업 문화를 가진다면 삼성도 발전할 수 있다"면서 "어떤 승계 절차도 해나갈 수 있다"고 덧붙여
이멀트 회장은 조선해양 부문 투자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이번 방문에서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조선 3사 사장단과 만나 협력을 논의했다. 그는 "글로벌 조선 경기가 침체 상태이지만 시추선이나 부유식 원유등은 성장하고 있다"면서 "한국 조선업체들이 해양설비 부문에 투자를 집중해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GE는 조선해양글로벌본부를 부산에 설립하면서 한국 시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이멀트 회장은 한국 경제가 성장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한국은 선진국이지만 여전히 경제 성장 가능성이 있다"면서 "거의 모든 사업 부문에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글로벌 수출기지로서 강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내수시장만 보면 한국은 제한적이지만 한국을 기반으로 한 해외시장 진출 잠재성이 있다"면서 "아프리카를 가든 중국을 가든 한국기업이 보인다는 점을 보면, 한국 진출이 곧 글로벌 시장의 진출"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국의 우수한 IT 인프라와 GE의 빅데이터가 결합하면 투자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멀트 회장은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에 대해서 높히 평가했다. 그는 "창조경제는 한국경제를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이동시키는 시도"라며 "이에 맞춰 항공, 방위산업 등의 투자기회를 발굴하고 한국기업들이 경쟁력 있는 EPC(일괄수주), 초음파진단장비 등의 진출을 돕겠다"고 설명했다. 전날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만나 '한국과 GE가 공동으로 제3국에 진출하자'는 공감대를 형성한 데 이어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한 것이다.
국내에서 최근 불어지는 과잉 규제 논란과 관련해 "세계 각국에서 새로운 규제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기업은 새로운 규제를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공기오염을 규제하기 위해 1970년 제정한 '청정공기법'을 예로 들면서 "사회 전체를 위해 도움이 되고 산업을 촉진하는 바람직하는 규제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중요한 과제는 규제가 아닌 성장"이라며 "규제가 성장을 주도하면 건전한 규제지만 성장을 저해하는 규제는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편 GE가 북한의 화력발전소를 건설한다거나 금광을 개발한다는 루머에 대해서 "사실이 아니다"라며 잘라 말했다.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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