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글로벌 기업인 중에서도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제프리 이멀트 제너럴 일렉트릭(GE) 회장도 닮고 싶어하는 기업이 있다고 한다. 바로 삼성이다. 이멀트 회장은 24일 한국능률협회 주최로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최고경영자 조찬회에 연사로 나와 삼성에 대한 그의 지론을 가감없이 털어놨다.
이멀트 회장은 이날 강연에서 한국 기업은 존경이자 두려움의 대상이라며 "삼성은 협업자이면서 동시에 경쟁자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한국기업=삼성'이라는 얘기다.
이멀트 회장은 삼성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스피드과 특유의 승부욕을 지목했다. 그는 "삼성의 스피드는 가장 큰 경쟁력이다. 큰 기업의 느린 속도는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삼성 경쟁력은 특유의 승부욕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삼성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언론에서 우리를 과도하게 칭찬하는 기사가 나왔을 때 재앙이 닥친다"며 "누구나 칭찬할 때 두려워해야 한다. 결코 자만해서 안된다"는 묵직한 충고를 던졌다. 삼성이 자만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말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이멀트 회장은 평소에도 할말은 하는 기업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기업에 더 많이 과세해야 한다는 입장과 관련해 "기업에 대한 새로운 규제와 재정협상을 둘러싼 이례적인 불확실성이 미국 경제가 완전한 성장 잠재력을 달성하는 것을 막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런 그가 밝힌 삼성론은 남다르게 다가온다. 한국을 방문해 인사치레로 한 얘기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삼성에 대해 배우고 연구한다는 그의 말은 우리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요즘 한국에서 기업인은 '공공의 적' 정도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치인들은 기업가들을 북돋워 주기는 커녕 헐뜯기에 골몰하는 분위기다. 그들도 이멀트 회장의 말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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