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전히 디폴트 위기…근본적 상황 변함없어"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미국이 정치권의 막판 극적 대타협 덕분에 가까스로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를 넘겼지만 중국 신용평가사 다궁의 칼끝을 피하지 못했다.
다궁이 미국 연방정부의 채무한도를 둘러싼 정치권의 논쟁을 언급하며 미국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한 등급 강등했다고 미 경제전문매체 마켓워치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가를 부도 위기로 몰아넣은 미국 정치권에 3대 신용평가사를 대신해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다궁은 미국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을 유지했다. 여전히 추가 신용등급 강등 대상이라는 것이다.
다궁은 미국 정치권이 막판 극적 타협으로 이번 디폴트 위기를 넘겼지만 미국은 여전히 디폴트 위기에 접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권 합의로 채무한도 소진 기한이 17일에서 내년 2월7일까지로 연장됐을 뿐 여전히 디폴트 위기라는 근본적인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국내총생산(GDP)이나 정부 재정 수입보다 정부 부채가 더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고 꼬집었다.
다궁과 달리 세계 3대 신용평가사는 여전히 미국의 신용등급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이번 디폴트 위기와 관련해서는 피치만이 지난 15일 미국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췄을 뿐이다. 피치는 무디스와 함께 여전히 미국의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로 유지하고 있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만이 2011년 8월 미국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강등한 후 현재까지 AA+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2011년 8월 당시에도 채무한도 논란을 둘러싼 연방정부 폐쇄 및 디폴트 위기가 S&P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유가 됐다.
다궁이 미국에 매긴 신용등급은 3대 신용평가사보다 엄격한 잣대로 유명한 미국 소형 신용평가사 이건존스가 매긴 등급보다 3등급 낮은 것이다.
이건존스는 지난해 9월 미국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하향조정한 후 계속 유지하고 있다. 당시 3차 양적완화 시행이 신용등급 강등의 이유였다. 이건존스는 3차 양적완화가 미 GDP를 거의 끌어올리지 못하고 되레 달러가치를 떨어뜨려 미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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