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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취임 두 달 맞은 김경환 국토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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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취임 두 달 맞은 김경환 국토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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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온다고 녹색불 빨리 켜주나 주택정책도 일관성 있어야 믿음 생겨
[대담=소민호 건설부동산부 부장]황급하게 미팅을 끝내고 집무실을 빠져나온 김경환 국토연구원장은 잔뜩 서류 뭉치를 들고 있는 채였다. 지난 11일 가을 바람이 제법 쌀쌀하게 느껴지던 평촌 본관 집무실에서다. 보다 편리하면서도 안전하고 풍요로운 국토정책을 연구하는 역할을 어떻게 설명할까 고민한 흔적이 그대로 드러났다. 벌써 부임한 지 2개월을 맞은 김 원장은 무엇인가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 준비를 단단히 한 눈치였다. 경제학이나 주택정책 등 김 원장이 과거 주로 다뤄온 분야의 주제는 물론 국책연구원장으로서 재직한 짧은 기간 동안의 경험에서 나오는 진솔한 얘기들이 기대됐다.

가장 먼저 연구원에 놓인 과제에 대한 해법부터 물었다. “세종시 이전이 내년엔 가능할까요?”라는 질문에 “일정 맞추기가 쉽지 않아요”라고 돌직구를 날렸다. 공공기관이전 특별법과 그에 따른 계획에서 국토연구원은 내년 말까지 세종시로 이전하도록 돼 있다. 그런데 아직껏 지금의 청사를 매각하지 못해 이전비용을 마련하지 못하는 바람에 세종시 현지 청사건축은 손도 대지 못하는 상태다. 이런 한계가 있음을 그대로 인정한 셈이다.


김 원장은 “현재 자체 건물 규모가 크고 연구시설로 용도가 제한이 돼 매입하려는 주체가 거의 없다”면서 “용도를 일반 업무시설로 변경하게 되면 투자자가 생기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토연구원 본사건물은 지하 2~지상 10층, 연면적 1만9916㎡ 규모다. 현재의 부동산을 매각처리하고 지방으로 이전하도록 한 규정에 따라 연구원은 먼저 매각을 해야 하는데, 덩치가 크고 용도가 제한돼 있다는 것이 한계였다. 이에 연구원은 국토부, 안양시 등과 함께 협약을 맺고 일반 업무시설 용도의 건축물이 들어설 수 있도록 도시계획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7월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기존 부지 매각조건을 완화하기로 결정된 후 이 계획에는 탄력이 붙었다.

지방 이전은 국토연구원에만 한정된 이슈가 아니다. 114개 공공기관이 10개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계획과 맞물려 있다. 자연스레 연구원의 세종시 이전은 국토의 종합적 관리계획의 일환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국토정책 연구를 주관하는 입장에서 지역발전이나 균형발전은 어떻게 추진해야 할 것인가. 혁신도시와 기업도시 등이 우후죽순 계획됐던 시기와 달리 이전 정부에서 수도권의 계획적 개발을 강조하면서 극단을 오갔다면, 이제는 수도권과 지방을 모두 감안한 진정한 의미의 '균형발전'을 어떻게 추구할지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아시아초대석]취임 두 달 맞은 김경환 국토연구원장


이에 김 원장은 “지역균형발전은 경제논리로만 설명할 수 없는 정치적인 이슈”라는 말로 대신했다. “사실 균형발전이라는 개념을 명확하게 정의하기가 어렵다”는 그는 “현재 정부의 지역발전 정책은 행복생활권을 중심으로 지역이 자체적으로 권역을 주도적으로 구상을 하면 그것에 대해 중앙정부가 지원을 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국가 경쟁력이 대도시권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수도권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치적인 의미나 국민 통합도 분명 중요하지만 경쟁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늘 상대가 있는 것”이라며 “베이징 대도시권, 상하이 대도시권, 도쿄 대도시권과 경쟁을 하려면 대외 경쟁력이 큰 곳이 더 잘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도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수도권과 지역이라는 두 곳을 병행시켜 발전을 도모하기 어렵기에 경제적 논리만으로 접근할 수 없고 정치적인 과정을 통해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지자체 주도형 발전이라는 접근법이 말로는 쉽지만 지자체의 열악한 재정 상황 등에 비춰볼 때 불가능에 가까운게 아니냐는 지적에는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주민들의 역량을 결집한 자생적인 노력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 돈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돈만 지원한다고 해서 지역발전이 쉽게 이뤄지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지자체마다 다른 자연환경, 문화적 여건, 사회적 토대 등을 기반으로 자율적인 기반을 만들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전공분야인 주택정책으로 대화를 틀자 김 원장의 눈빛이 좀 더 빛났다. 김 원장은 “지금 화두는 새로운 환경에서 정부의 역할에 대한 새로운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단정했다. “시장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 것인지, 정부가 책임져야 되는 영역에서 어떻게 효율적인 정책을 펴 나갈 것인지가 과제”라고 했다. 최근의 전세시장 불안 문제는 경기적 요인과 함께 월세 전환 증가라는 구조적 요인에서 기반한다는 점을 인정하고 매매시장을 정상화시켜 임차시장 안정을 되찾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최근 국토교통부의 주택정책 기조와 일치하는 부분이다.


그러면서 주택정책의 중요한 축을 경기변화와 관계없이 일정하게 유지해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비가 온다고 해서 신호등을 빨강에서 녹색으로 바꾸지 않듯이 주택시장 수요자들에게 일관되고 믿음이 갈 만한 신호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즉 경기가 나쁘니 이 제도를 이렇게 바꿔보자는 차원에서 접근할 경우 분양가상한제나 다주택자양도세 중과세 문제는 풀리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임대주택 시장이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임대주택 공급자 역할을 수행하는 다주택자에게 양도세 중과를 거둬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논리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게 김 원장의 생각이다. 국민들의 뇌리 속에 1주택자가 전체 세대 수의 60% 정도인데 2~3채씩 가지는 것은 과도하다는 생각이 똬리를 틀고 있기에 더욱이 논리에 충실해야 한다는 얘기다.


올해로 개원 35주년을 맞은 국토연구원을 어떻게 이끌어갈지도 궁금해졌다. 김 원장은 “인프라를 계속 확충하던 고성장 시대, 주택을 대량으로 짓는 시대에서 벗어났다”면서 “이제는 저성장 단계에 들어갔고 이것은 돌이킬 수가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정책연구 대응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리=박소연 기자 muse@
사진=윤동주 기자 doso@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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