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예결특위 "경기도 사실상 모라토리엄"

[수원=이영규 기자]경기도의회가 경기도의 현 상황을 사실상 '모라토리엄'(지불유예)이라고 규정했다. 또 해당 상임위원회 출석을 거부한 남충희 경기도 경제부지사에 대해 해임을 촉구하고 나섰다.

아울러 경기도가 '부외부채' 7200억원을 숨긴 채 예산을 제출한 것은 명백한 '회계분식'이라는 주장과 함께 집행부와 의회간 부실 보고와 소통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쏟아졌다.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권칠승 위원장은 이날 추경안 심의에 앞서 지난 9월 예산처리가 무산된데 대해 소회를 통해 "경기도의 재정위기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실국별 일괄예산 삭감으로 수많은 민생사업이 표류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걱정했다.

특히 "집행부는 '배째라'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김문수 지사는 본회의 답변에서 '돈이 없는데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며 당당하게 말하고 있는 게 지금 경기도의 현실"이라고 개탄했다.

아울러 "경기도가 7200억원의 '부외부채'를 숨긴 채 예산서를 의회에 제출했다"며 "이는 명백한 법 위반이고, 회계분식의 전형이며, 도의회 예산심사권의 침해"라고 주장했다.

권 위원장은 나아가 "지금 경기도는 순세계잉여금이 마이너스이고, 돈이 없어 국고보조사업도 제대로 못한다"며 "사실상 모라토리엄 상태"라고 지적했다.

윤은숙 의원은 예결특위 심의에 앞서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추경에 편성돼야 할 예산들이 계상되지 않고, 우선 순위와 형평성에 문제가 있어 남충희 경제부지사에 대해 (상임위를 찾아)사과할 것을 요구했다"며 "하지만 남 부지사는 도청에 있으면서도 사과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또 "남 부지사가 국회에 간다고 해서 그러면 상임위에서 기다리겠다고 했으나 끝내 오지 않았다"며 "정무직 부지사가 경기도 재정위기 극복을 위해 국회를 가는 게 맞는 지, 아니면 도의원들과 소통을 하는 게 먼저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는 남 부지사의 이날 행동에 대해 해임안을 제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남 부지사는 하루 뒤인 11일 도의회 예결특위를 찾아 국회 방문으로 상임위를 찾지 못한데 대해 유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경원 의원도 이날 심의에 앞서 "공공기관 평가에서 1등급을 받은 산하기관장이 최근 돌연 사퇴하고, 산하기관 관련 통폐합 작업이 도의회 소관 상임위조차 모르는 상태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집행부와 도의회간 소통부재가 심각한데, 이에 대한 총책임은 김문수 지사한테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김관수 도 예산담당관은 지난 8월26일 민주당 예결위원들에게 추경관련 보고를 하는 자리에서 부실한 자료 작성과 제출과정에서 격식을 갖추지 않은 점 등에 대해 사과했다.

김동근 도 기획조정실장은 "당시 이효경 의원에게 자료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충실한 자료를 담지 못하고, 제출형식도 성의를 담지 못했다"며 "그런 부문에 대해 총괄적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