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적자 경영과 주가 하락 이중고에 맞서고 있는 대만 휴대전화 제조업체 HTC가 4분기를 최대 고비로 꼽았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왕쉐홍(王雪紅·Cher Wang) HTC 회장은 지난 5일 발리 APEC 최고경영자회의(CEO Summit)에 참석한 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4분기, 특히 앞으로 남은 두 달이 최대 고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HTC의 부진한 실적 주요 원인으로 소비자들과의 '소통의 문제'를 지적했다. 왕 회장은 "소비자들이 애플, 삼성전자 만큼 HTC의 스마트폰도 혁신적이라고 신뢰할 수 있도록 노력중이다"라면서 "우리가 소비자들과의 소통을 좀 더 잘 한다면 소비자들도 우리의 제품이 좋다는 것을 알아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왕 회장은 지난해 HTC의 문제점으로 디자인과 기술력 부족을 지적한 바 있다.
왕 회장은 HTC의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지난 6월 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인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1200만달러에 2년간 광고 계약을 맺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사람들은 로버트 다우니가 (영화속에서) 세상을 바꾸는 것에 환호하고 있는데 HTC는 지금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HTC는 현재 흥행 실패작으로 평가받고 있는 'HTC 원'의 후속 모델인 'HTC 원 미니'를 8월부터 새롭게 내놓고 재기를 꿈꾸고 있다. HTC는 내년 상반기 안에 새로 디자인한 스마트폰도 선보일 예정이다. 또 HTC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의 테리 마이어슨 운영체제(OS)사업부 책임자와 만나 가격을 대폭 낮춘 파격적인 조건으로 HTC의 스마트폰에 MS 윈도 OS를 탑재하는 것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HTC는 지난 4일 2008년 이후 5년만에 처음으로 적자 실적을 발표했다. HTC는 실적발표에서 3분기(7~9월)에 29억7000만대만달러(약 1억1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분기 손실액이 17억1000만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전문가들의 전망치 보다 적자폭이 크게 확대됐다. 매출액은 470억5000만대만달러로 집계돼 8개분기 연속 줄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를 스마트폰에 처음 적용해 주목 받은 HTC는 2011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ㆍ애플과 견줄만한 경쟁력 있는 업체였다. 그러나 현재 HTC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2분기 2.8%를 기록, 지난해 2분기 5.8%에서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회사 주가는 지난달 8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으며 시가총액은 현재 39억달러 수준으로 2011년 최고점이었던 370억달러에서 90%가 사라졌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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