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내각 신임 투표 앞두고 자유국민당 의원들 연정 지지 선언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전 총리가 이끌고 있는 이탈리아 자유국민당이 적전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오는 2일(현지시간) 내각 신임 투표를 앞두고 자유국민당 소속 의원 30~40명이 베를루스코니의 뜻과 반대로 현 연립정권 지지 의사를 밝히고 나선 것이다.
이탈리아 상원은 오는 4일 세금횡령으로 대법원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베를루스코니에 대한 의원직 박탈 여부에 대한 표결을 실시할 계획이다.
베를루스코니는 이에 반발, 지난주 자유국민당의 연정 탈퇴를 선언하며 조기총선을 요구했다. 베를루스코니의 조기총선 요구에 엔리코 레타 이탈리아 총리는 강경 대응했다. 베를루스코니 의원직 박탈 여부 표결에 앞서 2일 내각 신임 투표를 실시하겠다며 베를루스코니의 조기총선 요구에 정면돌파를 선언한 것이다.
레타 총리가 강경한 태도로 나오면서 일부 자유국민당 소속 의원들은 상황을 벼랑 끝으로 몰아가고 있는 베를루스코니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자유국민당 소속 의원들이 베를루스코니와 갈라서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이같은 당내 반발은 이탈리아 정치를 좌지우지했던 베를루스코니의 20년 정치 인생 중 가장 큰 타격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자유국민당 소속 안젤리노 알파노 이탈리아 내무장관은 당 소속 의원들에게 연정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지난주 베를루스코니가 조기총선을 요구하며 연정 탈퇴를 선언했을 때 사퇴 의사를 밝힌 5명의 장관 중 한 명이다. 하지만 그는 내각 신임 투표에서 연정 지지를 당론으로 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돌아섰다.
레타 총리가 속한 민주당은 하원에서는 과반을 확보하고 있지만 상원에서는 그렇지 못 하다. 민주당과 중도 성향 정당의 표를 감안하면 레타는 상원 표결에서 138표 가량을 이미 확보한 것으로 예상된다. 상원 전체 315석 중 안정적 과반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약 20표가 더 필요한 셈이다.
자유국민당 소속 상원의원 카를로 조바나르디는 약 40명의 의원들이 레타 연정을 지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자유국민당 소속 의원 한 명은 약 30명은 기꺼이 연정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정이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이날 이탈리아 밀라노 증권거래소의 FTSE-MIB 지수는 3.1% 급등마감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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