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7개월 만에 조기총선 격랑 속으로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위태롭던 이탈리아 연정이 반 년을 버티지 못 하고 결국 붕괴됐다.
의원직 박탈 위기에 몰린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29일(현지시간) 조기 총선을 요구했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 주요 외신이 이날 보도했다. 베를루스코니가 이끄는 자유국민당 소속 각료의원 5명은 모두 사퇴해 좌우 대연정이 사실상 와해됐다. 자유국민당은 정부의 부가가치세 인상 방침에 대한 반대를 연정 탈퇴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실질적으로는 내달 4일 상원의 베를루스코니 의원직 박탈 표결에 대해 불만을 품고 연정을 탈퇴했다.
이탈리아 연정 붕괴는 지난 4월 말 사실상의 무정부 상태를 극복하고 연립정부를 출범시킨지 5개월여 만이다.
엔리코 레타 총리는 베를루스코니가 미친 짓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내달 2일 내각 신임투표를 실시하겠다며 승부수를 띄웠다. 조르조 나폴리타노 대통령도 레타 총리를 중심으로 한 연정 유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2월 조기총선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오성운동의 베페 그릴로 대표도 베를루스코니와 함께 조기총선을 주장하고 나서 이탈리아 정국은 총선 실시 7개월 만에 다시 총선 국면으로 전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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