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류현진이 호투에도 시즌 14승 사냥에 실패했다.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벌어진 2013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경기다. 선발투수로 등판, 8이닝 2피안타 1볼넷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천적 애리조나 타선을 시종일관 압도했으나 1회 내준 투런 홈런에 발목을 잡혀 시즌 7패(13승)를 떠안았다. 총 투구 수는 100개. 이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61개였다. 안정된 제구에 모처럼 체인지업과 커브가 위력을 발휘했으나 1회 징크스에 또 한 번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지난 12일 맞대결에서 6이닝 10피안타 3실점으로 류현진에게 홈 세 번째 패배를 안긴 애리조나 타선은 초반 매서운 집중력으로 승부를 재현하는 듯했다. 그 중심엔 류현진을 상대로 11타수 6안타 3타점의 강세를 보인 폴 골드슈미트가 있었다. A. J 폴락의 볼넷으로 맞은 1회 1사 1루에서 시속 91마일 패스트볼을 공략, 그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류현진의 시즌 14번째 피홈런이었다.
크게 흔들릴 법도 했지만 류현진은 이후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선보였다. 패스트볼 대신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의 비중을 높여 상대의 타이밍을 효과적으로 빼앗았다. 무려 19번의 이어진 승부를 연속 범타로 처리했다. 가장 주효한 구종은 체인지업. 날카롭게 떨어지는 움직임으로 2회 헤라르도 파라와 크리스 오윙스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3회 폴락과 4회 애런 힐도 같은 공에 배트를 헛돌려 삼진을 당했다.
삼진 외에도 뜬공과 땅볼을 효과적으로 유도하던 류현진은 7회 2사에서 힐에게 이날 두 번째 안타를 허용했다. 제라르도 파라를 2루수 앞 땅볼로 잡아 추가 점수를 내주진 않았다. 류현진은 비교적 효과적인 투구로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이번 역시 투구는 안정적이었다. 체인지업을 앞세워 오윙스와 윌 니베스를 각각 중견수 뜬공과 2루수 앞 땅볼로 돌려세웠고, 시속 92마일의 패스트볼로 매트 데이비슨을 1루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류현진의 빛나는 완투와 달리 타선은 매 이닝 맥이 빠지는 모습을 노출했다. 4안타를 때리는데 그쳤고, 이마저도 살리지 못해 1대 2로 졌다. 유일한 득점 투수 류현진이 기록했다. 3회 첫 타석에서 삼진을 당했지만 6회 볼넷으로 출루, 닉 푼토의 중견수 방면 2루타 때 3루에 안착했다. 계속된 만루 찬스에서 류현진은 야시엘 푸이그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팀의 첫 득점을 올렸다. 하지만 다저스 타선은 6회 1사 만루, 9회 무사 1, 2루 등의 찬스를 잡고도 추가 득점에 실패, 류현진의 승수 쌓기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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