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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덕'스러운 파격 vs '상수'스러운 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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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영화제서 사랑받는 두 거장 '김기덕', '홍상수'...추석스크린 맞대결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
-김기덕 감독 '뫼비우스'
베니스영화제 비경쟁부문 초청작
성기절단·가족 성관계 등 충격적 내용
국내선 3분 가량 삭제 버전 상영


-홍상수 감독 '우리 선희'
로카르노국제영화제 최고감독상 수상
평범한 여자를 둘러싼 세 남자 이야기
세 가지 코스요리처럼 맛있다는데....

'기덕'스러운 파격 vs '상수'스러운 우연 영화 '뫼비우스'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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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외도에 상처받은 아내는 그에 대해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누를 길이 없다. 질투와 증오, 복수심으로 날뛰던 아내는 급기야 침대에 있던 아들의 성기를 자른다. 스크린이 피로 물드는 순간, 관객석에서 작고 낮은 비명 소리와 한숨이 새나온다. 죄책감에 시달리던 아버지는 아들에게 자신의 성기를 이식해주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진지하게 의료 웹사이트를 검색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어쩐지 블랙코미디처럼 보이기도 한다. 성적 쾌감을 위해 돌을 사용하는 장면은 제대로 눈을 뜨고 보기 힘들 정도로 '하드코어'적이다. 대사 한마디 없는 배우들은 표정과 몸짓, 눈빛으로 에너지를 뿜는다. 시사회 이후 김기덕 감독조차 "결코 보기에 유쾌한 영화는 아니"라고 설명한다. 두 차례에 걸친 제한상영가 등급 판정으로 논란이 됐던 영화 '뫼비우스' 이야기다.

'기덕'스러운 파격 vs '상수'스러운 우연 영화 '우리 선희'의 한 장면.


#영화 '우리 선희'는 미국 유학을 준비하는 영화과 졸업생 선희와 그녀 주변의 세 명의 남자에 관한 이야기다. 선희는 평소에 자신을 예뻐하던 최 교수에게 유학 추천서를 부탁하러 학교를 찾는다. 오랜만에 외출에 나선 선희는 우연히 갓 영화감독으로 데뷔한 전 남자친구 문수와 나이든 선배 감독 재학과도 차례차례 재회한다.


선희와 세 남자와의 만남 속에서 쏟아지는 말들은 장소와 시간만 다를 뿐, 그 내용은 엇비슷하다. 남자들은 속을 알 수 없는 '선희'에 대해 저마다의 평가를 내리고, 삶의 충고를 전한다. 술에 취한 남자들이 "내성적이고, 안목이 뛰어나며, 숨겨진 욕심이 많고, 머리가 좋은" 선희에 대해 말할 때마다 관객석에서 낄낄대는 웃음소리가 터져 나온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남녀의 술자리, 창경궁과 서촌 일대의 배경, 롱테이크와 줌업, 그리고 일상의 반복과 변주 등이 이 영화가 홍상수 표 영화임을 알려준다.


'파격적이거나 여전하거나.' 한국영화의 두 대표감독, 김기덕과 홍상수의 영화가 9월 극장가에 차례로 걸린다. 제한상영가 등급 판정으로 논란이 됐던 김기덕 감독의 신작 '뫼비우스'는 성기절단, 스킨 마스터베이션, 직계 성관계 등 파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관객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상수 감독의 신작 '우리 선희'는 새로운 형식에 특유의 반복과 우연적인 요소들을 담고 있어 그의 팬이라면 환영할 만하다. 이 두 편은 추석맞이용 가족 영화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유일하게 '성인'들을 위한 한국영화기도 하다.


◆ 베니스영화제 비경쟁부문 초청작 '뫼비우스'=김기덕 감독의 '뫼비우스'는 올해 한국영화로는 유일하게 베니스영화제에 초청된 작품이다. 지난해 '피에타'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이후 2년 연속 영화제 진출이다. 지난 3일 오후(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니스 살라 페를라에서는 '뫼비우스' 공식 프리미어 행사가 열렸다. 특히 영화제 측에서는 김 감독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이례적으로 비경쟁부문에 초청된 '뫼비우스'에 대해 레드카펫 행사를 열기도 했다.


베니스영화제는 '뫼비우스'의 무삭제판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다른 영화제나 국내 개봉관에서는 주요 장면 3분 가량이 삭제된 버전으로 상영된다.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두 차례에 걸쳐 제한상영가 등급 판정을 내리자 김 감독이 직접 결국 문제가 된 장면을 잘라낸 것이다. 이 때문에 '표현의 자유' 문제가 제기되자 당시 박선이 영등위 위원장은 "'뫼비우스'를 직접 보면 (등급 판정이) 이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고, 김기덕 감독은 "'뫼비우스'는 일부가 잘려나간 '불구영화'이며, 영화를 온전히 보여줄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의 자화상"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5일 개봉.


◆ 로카르노국제영화제 최고감독상 '우리 선희'=홍상수 감독의 15번째 작품 '우리 선희'는 지난 달 제66회 로카르노 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했다. 홍 감독으로서는 2010년 '하하하'로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그랑프리 수상에 이어 국제영화제에서는 3년 만의 수상 소식이다. 또 5일부터 열린 토론토 국제영화제 '마스터즈' 부문에도 공식 초청됐는데, 영화제 프로그래머 지오반나 풀비는 다음과 같이 홍 감독의 영화를 정리했다. "깔끔한 3부 구조로 이뤄진 영화의 절반 이상은 식당ㆍ카페ㆍ술집을 배경으로 하는데, 마치 3가지 코스로 이뤄진 정찬처럼 관객을 만족시킨다."


홍상수 감독의 실제 경험담에서 출발한 '우리 선희'에는 전작 '옥희의 영화'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이선균과 정유미 외에도 김상중, 정재형, 예지원, 이민우 등이 출연한다. 홍 감독은 기획 의도에 대해 "어떤 사람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보면 다른 부분들을 발견할 수 있는데도 우리는 지레 판단하고, 결론을 내 버린다. 그게 자기한테 편리하니까. 그러나 사람은 가능성의 존재기 때문에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그 사람을 대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달리 보일 것이며, '우리 선희'는 그런 생각으로 만든 영화"라고 설명했다. 12일 개봉.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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