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정)성룡이형과는 경쟁이라기 보단 쫓아가는 입장이죠." (김승규)
"그래도 확실히 예전보다는 훈련 때부터 분위기가 다르긴 해요." (김진현)
"제겐 위기이기도, 기회이기도 합니다." (정성룡)
홍명보 감독 취임 후 찾아온 무한 경쟁 구도. 골키퍼라고 예외는 아니다. 본격적인 주전 쟁탈전은 이제 막 시작됐다.
대표팀은 두 차례 평가전을 앞두고 지난 2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됐다. 6일 오후 8시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아이티와, 10일 오후 8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크로아티아와 각각 맞붙는다.
소집 3일째인 4일 오후 훈련을 앞두고 홍 감독은 공식 인터뷰에 나설 세 명을 지정했다. 정성룡(수원), 김승규(울산),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등 세 명의 골키퍼였다.
그동안 훈련 전 인터뷰에 골키퍼가 나서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세 명이 동시에 나선 것은 더욱 이례적인 일. 그동안 정성룡의 독주 체제나 다름없었던 대표팀 수문장 자리다. 골키퍼 포지션 역시 경쟁을 통해 진짜 주인을 찾겠다는 홍 감독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었다.
가장 먼저 마이크 앞에 선 김승규는 "다른 포지션과 마찬가지로 골키퍼 자리도 경쟁이 시작된 느낌"이라며 "감독님께서 따로 말씀하시진 않았지만, 운동할 때도 조금 더 집중하게 되고 연습 경기라도 골을 내주는 것에 신경 쓰게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사실 경쟁이라기보다는 내가 (정)성룡이형을 따라가는 입장"이라며 "다만 그 거리를 좁히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1년 여 만에 대표팀에 돌아온 김진현 역시 "감독님과 GK코치님이 바뀐 뒤 확실히 이전보다 달라진 분위기가 느껴진다"라며 "연습 때도 주전과 비주전 관계없이 똑같이 훈련하고, 조언을 주시는 등 실제로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이어 "나 스스로 뭔가 보여주기 보다는, 다른 골키퍼의 장점을 보고 배우려는 태도를 갖고 있다"라며 "부담감이 없진 않지만 차분하게 연습부터 하나씩 해 나가다보면 기회도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후배들의 거센 도전에 '수성'해야 하는 정성룡은 현재 상황을 "위기이자 기회"라고 진단한 뒤 "내년 브라질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성장할 수 있는 과정으로 여긴다"라며 밝혔다. 그는 "여기 세 명 뿐 아니라 (김)영광이형, (이)범영이 등 모두에게 기회가 올 수 있다"라며 "나 역시 초심을 잃지 않고 운동장에서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서로가 보는 서로의 장점은 무엇일까. 정성룡은 역시 경험과 안정감이다. 김승규는 앞서 "내가 뛴 리그 경기 수보다 성룡이형의 A매치 경기 수가 더 많을 것"이라고 했을 정도. 반면 김승규에 대해 정성룡은 "순발력이 뛰어나고, 나이도 어려 발전 가능성이 많다"라고 칭찬했다.
김진현에 대해선 이구동성으로 발재간을 꼽았다. 특히 킥력과 공격 전개 면에서 강점을 보인다는 것. 이에 대해 김진현 본인은 "J리그가 패스로 경기를 풀어가려는 경향이 짙고, 골키퍼와 수비수도 예외는 아니다"라며 "덕분에 나도 백패스를 받았을 때 롱킥으로 처리하기 보다는, 빌드업 과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패스를 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전성호 기자 spree8@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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