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공격수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골 결정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대한 집중하겠다."
이근호(상주)가 '토종 스트라이커'의 자존심을 걸고 다가올 A매치에서의 선전을 다짐했다.
이근호는 3일 파주NFC(국가대표 축구트레이닝센터)에서 진행된 2일차 소집훈련 뒤 "최근 A대표팀 내 골 결정력 문제가 불거져 선수들 모두 각오가 남다르다"며 "컨디션을 끌어올려 코칭스태프와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이날 훈련에서 이근호는 4-2-3-1 포메이션의 처진 공격수 역할을 맡아 가벼운 몸놀림을 선보였다. 빠른 공수 전환과 연계플레이에 중점을 둔 전술 패턴을 무난하게 소화한 가운데 오른 측면에서 낮게 날아온 크로스를 골로 연결시켜 주목받았다.
유럽파가 대거 가세한 홍명보호 3기 주전경쟁은 이근호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월드컵 본선까지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입지를 확보해야한다. 황태자로 군림했던 전임 최강희 감독 시절과는 달리 위상이 흔들리는 까닭이다. 당시 그는 대표팀이 치른 14경기 가운데 12경기에 출전해 가장 많은 6골을 기록했다.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에서도 3골을 터뜨리며 8회 연속 본선행의 디딤돌을 놓았다.
반면 홍명보 감독 부임 첫 경기인 동아시아연맹(EAFF) 축구선수권대회(동아시안컵) 소집 명단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달 페루와의 친선경기를 통해 태극마크를 획득했으나 80분 동안 결정적인 찬스를 여러 차례 놓치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미 2010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에서 3골을 기록하고도 1년간 부진에 시달리다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한 경험이 있어 재도전에 임하는 각오가 특별할 수밖에 없다. 설상가상 구자철(볼프스부르크), 김보경(카디프시티) 등 쟁쟁한 자원들과 자웅을 겨뤄야하는 섀도 스트라이커 포지션이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점도 부담이다.
난관에 놓인 이근호의 우선 목표는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는 것이다. 맹활약을 펼친 K리그 챌린지(2부 리그)와 달리 A대표팀 전술에 녹아들지 못한다는 우려의 시선과도 맞서야한다.
그는 "포지션 경쟁 중인 유럽파와는 스타일이 달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며 "팀의 전술에 맞춰 가진 장점을 최대한 발휘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간 대표팀 멤버들과 계속 호흡을 맞춰 크게 어색한 부분은 없다"면서 "지난달 소집 때보다 익숙해진 만큼 이번 경기에선 반드시 골을 넣어 승리를 이끄는데 주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흥순 기자 sport@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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