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미 의회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시리아 공격을 반대할 경우 오바마 대통령의 전략목표나 계획 탓이 아니라 바로 연방예산자동삭감(시퀘스트레이션) 때문이라는 공화당의 의원들의 주장이 나왔다. 이것을 고치지 않고 전쟁을 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게 이들 주장의 요지로 이번 기회에 국방예산 삭감을 아예 원위치 시키겠다는 속셈이 깔려 있다.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 위원장인 하워드 벅 맥키언 의원(공화·캘리포니아주과 상원 군사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제임스 인호프 의원(오클라호마) 등 공화당 두 매파 의원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시리아를 공격할 때 필요한 전비를 조달할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 의구심을 품고 있다며 미국의 방산 전문 매체 디펜스뉴스가 2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미국이 시리아에 대한 공격을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로 한다고 하더라도 수억 달러가 들어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인호프 의원은 시퀘스트레이션이 군에 미칠 광범위한 영향을 이유로 시리아에 대한 임무에 반대한 최초의 의원이다.
미국은 향후 10년간 5000억 달러의 지출을 삭감하기 위해 매년 국방지출을 줄이고 있다. 인호프 의원은 2009년 오바마 대통령이 승인한 군사비 삭감으로 미군은 아사드의 화학무기에 미사일을 비 오듯 쏠 수 없게 됐다고 비판해왔다.
인호프 의원은 지난달 28일 성명을 내고 “오바마 대통령은 4년 반 전 국방예산을 시작으로 미군을 심하게 훼손했다”고 비판하고, “그는 해외 긴급 작전(OCO)에 충분한 재원을 대주지 않았고 시퀘스트레이션을 작동하게 했다. 우리 군에는 돈이 남아 있지 않다”고 쏘아붙였다.
그는 이어 “우리는 오바마 대통령이 우리를 거의 빈껍데기 군대로 만들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면서 “국방비는 삭감됐는데, 중동 지역 전역에서 전례 없이 불안한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전략과 그것을 뒷받침할 자금 없이 금지선이 그어져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맥키언 의원도 2일 장문의 성명을 내고 시퀘스트레이션과 관련한 그의 염려를 설명했다.
맥키언 의원은 “지난 몇 년 간 대통령은 부대를 아프가니스탄에 증파했지만 군 예산은 삭감했고, 리비아에 부대를 보내면서도 군 예산을 삭감했다”면서 “대통령은 군 예산을 삭감하는 가운데서도 태평양에 초점을 두도록 전략을 바꿨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 몇 년 간 1조 달러 이상을 삭감했다”며 2009년 결정한 총 10회의 시퀘스트레이션과 4500억달러의 삭감을 언급했다.
맥키언 의원은 “우리는 시퀘스트레이션과 예산사감이 계속되는 가운데 그들에게 계속해서 임무를 수행하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면서 “우리는 먼저 우리 국민들 돌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 음 더 나아가 오바마 대통령에게 예산 자동 삭감 정책을 바로잡을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의회는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하고 시퀘스터 해결을 위한 재정협상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방예산을 담당한 고든 애덤스는 시리아에 대한 제한된 작전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전비를 마련하는 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토마호크 미사일이 가령 1발에 100만달러 이상이라고 칩시다. 100발을 쏜다면 겨우 1억달러를 조금 넘는 금액”이라면서 “대부분의 해군 함정들은 어딘가에서 뭔가를 하도록 배치돼 있을 것인 만큼 추가비용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며, 국방부는 잠자고 있는 기존 예산에서 1억달러는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심지어 “미사일 공격만 한다면 추가 예산을 요구할 필요도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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