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박근혜 대통령은 28일 청와대에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 대기업 회장단과 만나 하반기 경기활성화를 위한 기업들의 선도적 투자를 주문했다.
그러면서 상법개정안이나 경제민주화 법안 등 기업들이 부담스러워 하는 정책에 대해선 "기업을 옥죄려는 게 아니다"는 취지로 이해를 구했다. 이에 기업들은 계획된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재계 순위 10위권의 민간 대기업 회장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며 대화를 나눴다. 모두발언에서 박 대통령은 "조금씩 경기회복의 기미가 보이는 것 같지만 아직은 어려운 점이 많다"며 "요즘 같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투자를 늘리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도 박 대통령은 "경제가 어려운 상황을 맞을 때마다 과감한 선제적 투자는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경제를 새롭게 일으키는 동력"이라며 "지금이야말로 각 기업에서 적극적이고 선도적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재계가 경영권 위축을 이유로 우려를 표하고 있는 상법개정안에 대해 박 대통령은 "(재계의) 우려도 잘 알고 있다. 그 문제는 정부가 신중히 검토해서 많은 의견을 청취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5일 입법예고 기간이 끝난 이 법안에 대해 정부가 구체적으로 어떤 조항을 고칠 것인지는 적시하지 않았지만, 기업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경제민주화 법안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은 "대기업 옥죄기나 과도한 규제로 변질되지 않고 본래 취지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이해를 구했다. 박 대통령은 "기업의 투명성과 경쟁력은 같이 가야 할 기업 경영의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국민의 어려움을 풀 수 있는 데 힘을 합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새 정부가 추진하는 창조경제 활성화에 대해 많은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새 정부는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창조경제를 추진하고 있다"며 "21세기 글로벌 경쟁에 맞서기 위해서는 신기술과 신아이디어, 신산업을 육성해 일자리 창출과 벤처 창업의 기반을 마련하는 게 우리가 살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창조경제 구현을 위해 회장단 여러분의 협조와 이해를 구하고자 한다. 그 길을 가는 데 해결할 일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도와드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에 회장단 대표로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기업들이 투자 고용계획을 차질없이 이행할 수 있도록 기업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주고 기업 활동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경제 활성화에 앞장설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찬에는 대기업 대표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재성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홍기준 한화케미칼 부회장,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대한상의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전경련 회장) 등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청와대에서는 김기춘 비서실장, 조원동 경제수석, 윤창번 미래전략수석, 민원 경제금융 산업통상자원비서관, 대변인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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