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형만한 아우 없다'란 속담을 지우기에 충분한 경기였다. '대학 최강' 경희대가 2013 KB국민카드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프로팀을 누르고 8강 진출에 성공했다.
경희대는 16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16강 1회전에서 전주KCC를 70-56으로 꺾었다. 대학팀이 프로팀을 꺾은 건 이번 대회 처음이다. '에이스' 김민구가 27점 8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맹활약했고, 센터 김종규는 17점 14리바운드로 골밑을 지배했다. 두경민도 20점 3어시스트 3스틸로 공격을 지원했다. 경희대는 20일 원주 동부-울산 모비스 경기 승자와 준결승 진출을 놓고 겨룬다.
경희대는 경기 초반부터 공세의 고삐를 당기며 상대를 압도했다. 중심엔 '제2의 허재' 김민구가 있었다. 코트를 종횡무진 누비며 1쿼터에만 10점 3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외국인 선수가 빠진 KCC의 골밑은 김종규의 텃밭이었다. 김종규는 높이를 앞세워 득점과 리바운드를 차곡차곡 쌓았고, 강력한 덩크와 블록슛으로 상대의 기를 눌렀다. KCC는 김종규가 잠시 빠진 2쿼터 막판 박경상과 강병현의 외곽포로 추격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전반은 38-32 경희대의 우세였다.
후반 들어 승부의 추는 경희대 쪽으로 크게 기울었다. 김민구-김종규의 쌍포의 위력은 여전했고, 여기에 두경민까지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득점을 올렸다. 셋은 3쿼터에서 21점을 합작했고, 덕분에 경희대는 60-45로 3쿼터를 크게 앞섰다. 최부영 경희대 감독은 김종규를 제외한 주전 네 명을 3쿼터까지 모두 풀타임을 뛰게 할 정도로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반면 KCC는 공수 모두에서 경희대에 밀리며 내내 끌려가는 모습이었다.
경희대는 4쿼터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초반 두경민의 스틸에 이은 2점슛과 김민구의 3점포가 연달아 터졌고, 점수는 65-45로 더욱 벌여졌다. KCC는 추격의지를 완전히 상실했고, 경희대는 종료 2분여를 남겨두고 김민구를 빼는 여유까지 보였다. 결국 경희대가 24점 차 대승을 거두며 이번 대회 '대학 반란'의 첫 주인공이 됐다.
한편 이날 앞서 열린 또 다른 16강전에선 안양 KGC인삼공사가 건국대를 77-62로 꺾고 8강에 안착했다.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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