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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헌재, 11~12일 ECB 국채매입제도 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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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독일 헌법재판소가 오는 11~12일 이틀간 유럽중앙은행(ECB)의 유로존 국채 매입이 독일 헌법에 합치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청문회를 갖는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CB의 유로존 국채 매입 제도인 '전면적 통화거래(OMT)'는 지난해 하반기 발표됐고 이후 유럽 금융시장 안정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지난해 7월 유로 수호를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고 밝힌 후 9월 구체적인 방안인 OMT 제도를 발표하며 필요하다면 유로존 국채를 무제한 매입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번 청문회는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와 ECB 간의 대결이 될 전망이다. OMT에 비판적 견해를 유지해왔던 옌스 바이트만 분데스방크 총재와 독일 출신의 외르크 아스무센 ECB 집행위원이 서로 반대측 입장에 서서 증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유로존 위기 대책의 뼈대를 만들어왔던 오래된 두 친구가 법정에서 서로 싸우는 입장이 됐다고 전했다.


분데스방크는 이번 소송을 제기한 원고측에 포함돼 있지 않다. 소송은 일부 독일 정치인, 시민단체, 법률가 등이 제기했다. 이들은 ECB가 세금을 내는 독일 국민들에 위험을 부담시키고 있다며 독일 국회의원들은 이를 통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바이트만 총재는 OMT가 물가 상승과 재정 악화를 유발할 수 있다며 비판해왔기 때문에 원고측 입장에서 청문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다만 헌재 재판관들도 OMT에 대해 뚜렷한 판결을 내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기본적으로 ECB는 독일 헌법재판소의 관할 바깥에 있는만큼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ECB가 OMT를 중단토록 할 수는 없다.


결국 독일 헌재는 유로존 위기 국가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독일 국민들이 재정위기에 노출될 위험이 있고 독일 의회나 정부가 이러한 위험에 대해 통제권을 갖고 있는지 그리고 이 문제가 헌법에 합치하는지 여부를 따질 것으로 예상된다.


헌재의 결정이 OMT 시행 여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없겠지만 OMT를 지지해왔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입장에서는 상당한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 또 일정 부문 ECB의 역할에 대한 한계가 정해지는 결정이 될 수 있어 금융시장에는 적지 않은 충격을 줄 수 있다. ECB 입장에서도 독일이 통화정책에 대해 법적 동의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결코 가벼이 볼 수 없는 문제다.


또한 OMT가 실제로 시행된 적이 없기 때문에 그 시행 방식 등에 대해서는 아직 모호한 것이 있으며 따라서 법적 판단 근거도 많지 않은 상황이다. 유로존 국가들은 OMT를 통해 ECB에 국채 매입을 요청할 경우 긴축 조치를 수용해야 한다. 긴축 조건 때문에 지금까지 OMT를 통한 국채 매입 지원을 요청한 국가는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ECB가 어떤 위기 상황이 올 경우 무제한 유로존 국채 매입에 나서겠다고 선언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회복돼 유로존 국채 금리는 큰폭으로 하락했다.


ECB도 아직까지 OMT에 대한 구체적인 법적 근거를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ECB가 지난해 OMT에 대한 보고서를 공개한 것이 있지만 보고서의 전체 단어가 채 500단어가 되지 않을 정도로 내용이 빈약했다. 이와 관련 드라기 총재는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 OMT의 법적 근거에 대한 보고서가 마련됐으며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공개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당시 OMT는 최근 취해진 조치 중 가장 성공적인 통화정책이라며 유럽 뿐만 아니라 전 세계 금융시장에 안정을 가져왔다고 주장했다.


독일 헌재의 판결은 9월 독일 총선 이전에 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말이나 돼야 판결이 내려질 수 있을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합치냐 불합치냐 여부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9월 ESM 판결에서와 마찬가지로 OMT에 대해서도 합헌 결정을 내리겠지만 단서를 내세울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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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독일 헌재는 지난해 9월 항구적인 유로존 구제금융 펀드인 유로안정기구(ESM)의 설립에 대해서는 합헌이라고 결정한 있다. 다만 독일 국민들의 세금에 영향을 줄 수 있는만큼 독일 국회의원들이 더 강한 발언권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독일 헌재가 EU 최고 재판소인 유럽사법재판소(ECJ)에 회부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박병희 기자 nut@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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