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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보유 국채 시장에 다시 풀어야" 주장 제기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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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관계자들 "시중 은행이 담보로 활용토록 기회 줘야"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유럽중앙은행(ECB)이 유동성 위기에 처한 유럽 은행들을 돕기 위해 그동안 매입했던 유로존 국채를 다시 시중에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25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유럽 은행 고위 대표단이 다음달 ECB 관계자들과 만나 ECB가 보유하고 있는 유로존 국채를 은행들에 대출해 주는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부채위기가 지속되고 당국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은행들은 서로간에 대출을 해줄 때 높은 담보 조건을 내걸었고 결과적으로 지금 유럽 금융시장에서는 담보자산이 부족해 유동성 위기가 심화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가장 안전한 자산인 국채를 시중 은행들이 담보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ECB가 보유하고 있는 국채를 내놓으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ECB가 그동안 위기 대응책으로 내놓은 국채 매입과 초저금리 대출 프로그램 등은 결과적으로 유로존 국채를 ECB가 빨아들이는 문제를 낳았다. 전임 장 클로드 트리셰 전 총재 시절 도입된 증권매입프로그램(SMP)을 통해 ECB가 매입한 유로존 국채는 2000억유로가 넘는다. 유럽 은행들은 3년 만기 장기 대출(LTRO)을 통해 ECB로부터 1조유로 이상의 자금을 빌리면서도 대규모 담보 자산을 내놓아야 했다.

가장 높은 담보 가치를 인정받는 국채를 ECB가 대규모 매입하면서 정작 시중 은행들에는 담보로 내놓을 자산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 발생했다.


국제자본시장협회(ICMA) 유럽레포위원회(ERC)의 고드프라이드 드 비츠 의장은 "현재 시장에는 가치 있는 담보 자산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럽 의회와 ECB는 담보 요구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며 "취할 수 있는 가장 분명한 방법 중 하나는 ECB가 보유하고 있는 국채를 시중에 다시 방출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RC 관계자들은 다음달 11일 ECB 관계자들과 공식 회동을 갖고 이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ECB가 시중 은행들이 ECB에 예치한 하루짜리(overnight) 초단기 예금에 대해 이자 지급을 중단하면서 유럽 머니마켓펀드(MMF)가 타격을 받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ECB는 담보로 사용될 수 있는 자산을 시중에 다시 방출해 유럽 은행들의 유동성 확보를 지원한 바 있다. ECB가 2009년과 2010년 사이에 매입했던 커버드 본드를 은행들에 빌려줬고 은행들은 이를 통해 600억유로 가량을 차입했던 것이다.


이에 ECB가 보유하고 있는 국채도 시중에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 이전에도 제기됐으나 ECB는 이를 거부했다. ECB가 유동성 위기에 시달리고 있는 유럽 은행들에 노출되는 위험에 처할 수 있고 방출된 국채가 유로 붕괴를 노린 공매도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은행 관계자들은 이러한 부작용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고 있지만 시기적으로는 지금이 유로존 국채 방출 문제를 논의하기에 좀더 적절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로 수호를 위해 모든 것을 다 하겠다던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시중에 담보 자산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고 또 새로 도입된 전면적 통화거래(OMT) 정책을 통해 또 다시 ECB가 대규모로 유로존 국채를 매입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편 은행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은행들에 필요한 담보 자산 규모가 최대 4조유로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ECB가 국채를 시중에 방출해도 유동성 문제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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