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출근·회식·골프... 일상의 작은 혁명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직장인 창경(창조경제)씨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부터 손에 쥔다. 다이어트를 위해 설치한 '빼틀앱(다이어트 관리앱)'을 실행시키고 어제 저녁 회식자리에서 섭취한 음식을 입력하자 오늘 소모칼로리가 자동으로 계산된다. 함께 다이어트에 나선 친구들과 SNS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너무 많이 먹었다'며 수다를 떤다.
창경씨가 전날 회식 자리에서 마신 와인에도 창조기술이 숨어있다. 프랑스 보르도 지역에서 생산된 이 와인 제조 과정에 ICT(정보통신기술)가 적용된 것. '스마트 와이너리시스템'이라 불리는 이 기술은 와인 생산과 유통에 필요한 모든 공정을 ICT가 관리ㆍ제어한다. 포도의 생장을 분석하고 이에 저해되는 요인은 미리 감지해 예방함으로써 생산성도 높이고 폐기되는 농작물을 최소화한다.
출근 준비를 하기 위해 화장대에 앉은 창경씨는 작은 화장품 샘플을 꺼낸다. 창경씨 또래의 20대 여성에게 요즘 '잇뷰티' 앱이 대세다. 원하는 화장품 샘플을 골라 무료로 사용해보고 정품을 구입할 수 있다. 창경씨가 사용하는 화장품 샘플도 모두 이 잇뷰티를 통해 제공받은 것이다. 매월 일정액을 결제하면 다양한 샘플이 담긴 선물상자를 제공받는 '화장품 구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스킨, 수분크림, 립스틱 등 품목마다 선호하는 브랜드가 다른 창경씨에겐 특히 유용하다. 하나에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값비싼 화장품을 구입하는데도 부담이 줄었다. 창경씨는 샘플 화장품으로 다양한 브랜드의 화장품을 사용해볼 수 있고 최신 상품 정보를 발빠르게 접할 수 있다며 오늘도 새로운 상품 정보를 검색해본다.
출근길에는 '빅 워크'를 실행시킨다. 소셜벤처기업인 빅 워크에서만든 기부 앱이다. 일상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걸을 때 켜두기만 해도 기부천사로 만들어준다. 앱을 켜고 걸으면 GPS로 걸은만큼 측정해 10m에 1원씩 적립한다. 기부금을 모이면 걸을 수 없는 아이들에게 의족, 특수 휠체어, 수술비 등으로 전달된다. 창경씨는 게을러도 선행을 베풀 수 있다는 사실에 잠시 뿌듯해진다.
하루 업무가 끝난 퇴근길에 창경씨는 친구들과 시내 한 스크린골프장에서 내기골프를 치며 오락을 즐긴다. 골프연습장에 ICT를 결합해 새로운 오락거리를 제공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골프선수들이 주로 사용하는 스윙 교정용 기계를 대중화하는 발상의 전환이 적용됐다.
창경씨의 하루 풍경은 창조경제가 낳은 우리네 일상의 모습이다. 따지고보면 박근혜정부가 내세우는 '창조경제'는 거창하거나 어려운 과제가 아니다. 여러 아이디어를 더하고 빼고 곱하고 나누고 하다 보면 생활 속에서 쉽게 사례를 발견할 수 있다.
조유진 기자 tint@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