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장사 20% '손실의 늪'
113곳 1분기 마이너스 영업이익률..신일건업, 100원 팔아 236원 손해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올 1·4분기 국내외 경기 회복 지연, 엔저에 따른 수출 경쟁력 약화 등으로 코스피 상장사 5곳 중 1곳은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결 재무제표를 제출한 코스피 상장사 526개사 중 113개사가 올 1분기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중 직접적인 영업활동을 하지 않는 지주회사 9곳을 제외하면 104개사다.
기업별로 보면 신일건업이 영업이익률 -236.09%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100원 어치를 팔면 236원의 손실을 보는 셈이다. 자본금 전액 잠식으로 퇴출 위기에 몰린 신일건업은 지난달 27일 한국거래소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에서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의 신청이 없을 경우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되게 된다.
벽산건설은 영업이익률 -62.99%로 그 뒤를 이었다. 업황 부진으로 손실의 늪에 빠진 건설업체들이 줄줄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GS건설(-31.86%), 동양건설(-22.36%), 범양건영(-21.41%), 남광토건(-9.8%), 삼환기업(-8.11%) 등이다.
가격 인상과 철회로 올초 주가가 들썩였던 주요 시멘트주들도 마이너스 영업이익률을 나타냈다. 현대시멘트는 영업이익률 -15.17%를 기록했고 성신양회는 -12.51%, 쌍용양회는 -2.11%였다.
실적과 상관없이 주가가 급등락하는 테마주 역시 마이너스 수익을 나타냈다. 안철수 테마주인 써니전자는 -16.06%, 싸이 테마주 디아이는 -8.92%를 기록했다.
주요 대기업들 일부도 100원 어치를 팔아 1원도 못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주인 삼성엔지니어링, 삼성SDI, 삼성정밀화학은 1분기 영업이익률이 각각 -8.73%, -2.75%, -3.8%를 기록했다. LG생명과학은 -3.28%, OCI는 -3.03%였다. 항공주의 양날개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4.2%, -1.49%를 나타냈다.
한편 매출액이 제로(0)여서 영업이익률 자체가 산출되지 않은 기업도 있다. 키스톤글로벌은 올해 1분기 보고서에 매출액이 '0원'이라고 표기했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는 주된 영업정지로 인한 상장적격성실질심사 대상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키스톤글로벌의 거래를 정지시킨 상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영업이익률은 기업 영업활동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이를 유의해서 볼 필요가 있다”면서 “올해 업황이 부진한 기업들이 줄줄이 마이너스 영업이익률을 기록해 수익성이 악화됐으며 이들 기업의 경우 향후 업황 개선시까지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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