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코리아익스프레스(Korea Express)'라고 해도 다 같은 코리아익스프레스가 아니다. 택배, 물류, 이사, 버스, 항공 등 우리나라에는 각양각색의 코리아익스프레스가 존재한다. 한국에서 대표적인 물류업을 키우겠다는 사장님들의 열정이 담겼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혼선에 혼선을 거듭하고 있다.
가장 오래된 '코리아 익스프레스'는 CJ대한통운이다. CJ대한통운은 대한통운이라는 상호를 쓰기 시작한 이후 코리아익스프레스라는 영문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약 50년간 상호를 유지해 온 셈이다.
CJ대한통운은 1930년에 설립된 조선미곡창고가 모태다. 1962년 한국운수를 합병하면서 조선미곡창고는 이듬해 대한통운(The Korea Express)으로 사명을 바꾼다. 이후 대한통운은 국내 최대 물류업체로 성장했다. 현재는 CJ그룹에 인수돼 CJ그룹 소속 물류회사인 CJ GLS와 합병된 상태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도 지난 2008년 대한통운을 인수한 뒤 코리아익스프레스 이름을 지키는데 한 몫 했다. 그는 대한통운의 영문이름과 금호그룹내 고속버스 회사인 금호고속의 영문 이름 중 Express가 겹친다는 점을 발견했다. 그는 금호익스프레스의 영문이름을 금호버스라인(Kumho Bus Line)으로 바꿨다.
전국에는 수많은 코리아익스프레스가 존재한다. 특허청 상표권 통합검색에 따르면 코리아통운, 고려통운, 고려고속, 코리안익스프레스, 코리아익스프레스에어 등 수많은 코리아익스프레스가 난립해 있다. 이사업체부터 전세기 운항업체까지 다양하다. 특히 고려고속의 경우 1949년 설립된 천일여객자동차를 모태로 1966년 분사한 육상운송업체다. 대한통운보다 3년 정도 코리아익스프레스를 늦게 사용했으나 40년이 넘게 사용한 만큼 바꾸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CJ대한통운은 국내에서는 '코리아익스프레스'보다 '대한통운'이라는 이름을 주로 사용한다. 국내 최대 물류업체이고 오래된 브랜드를 갖고 있지만 전국 각지에 수많은 코리아익스프레스와의 차별화를 위해 대한통운을 택한 셈이다. 영문이름을 적더라도 'CJ대한통운'이나 로고를 반드시 붙이곤 한다. 다만 해외에서는 코리아익스프레스로서 맡은 바 업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코리아익스프레스를 가장 먼저 쓴 것으로 확인되지만 실제적으로 이름을 지켜내기 위한 법적 조치에 나설 계획은 없다"며 "외국에서는 코리아익스프레스 잘 알려진 만큼 이름에 걸맞는 물류업체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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