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3대 주주로 올라서...부품 고객사, IT 산업서 팬택 역할 고려한 전략적 판단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삼성전자가 팬택에 총 530억원을 투자한다. 박병엽 팬택 부회장의 특유의 승부사 기질이 발휘되면서 스마트폰 시장 경쟁사인 삼성전자로부터 투자 유치하는 협력을 이끌어냈다.
22일 삼성전자와 팬택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팬택에 총 53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팬택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삼성전자로부터 팬택의 총 발행주식 10.03%(530억원) 규모에 해당하는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를 진행한다는 계획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10.03%의 지분을 확보해 산업은행(11.81%), 퀄컴(11.96%)에 이어 팬택의 3대 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삼성전자는 최근 팬택에 지분투자를 한 퀄컴과 같이 팬택 경영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국내와 북미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하는 팬택에 투자하게 된 배경을 주목한다.
삼성전자의 투자는 박병엽 팬택 부회장 특유의 승부사 기질이 발휘되면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부회장은 팬택이 스마트폰 부문에서는 삼성전자와 경쟁 관계지만 부품 부문에서는 고객사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설득해 투자 유치를 이끌어냈다. 지난 3월 이준우 사장 공동대표 체제로까지 전환, 경영보다는 투자 자금 유치에 집중하면서 거둔 첫 성과다.
팬택은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I로부터 스마트폰 부품을 구입하고 있다. 팬택이삼성전자에서 구입한 부품은 지난 2008년 739억원, 2012년 1822억원으로 증가했다. 삼성전기, 삼성SDI 등 다른 삼성 계열사까지 포함하면 2008년 1078억, 2009년 1034억, 2010년 1119억, 2011년 2532억, 2012년 2353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도 부품 수익 뿐만 아니라 국내 정보기술(IT) 업계에서 팬택의 역할과 비중을 높게 평가해 투자를 단행했다.
팬택측은 이번 투자로 팬택의 경영 안정화와 국내 IT 산업의 상생, 협력 분위기 조성을 기대했다. 이번 투자 유치로 마련된 재원으로 브랜드 마케팅에 집중해 새로운 도약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팬택 관계자는 "팬택은 삼성전자의 각종 부품을 구매해 온 주요 거래선으로 삼성전자의 이번 투자는 팬택에게는 안정적 경영 기반을 확보하는 계기가 되고 삼성전자에게는 주요 거래선과의 협력 강화라는 윈윈 효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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