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국가정보원의 정치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국정원 직원들의 조직적인 ‘댓글작업’ 가담 정황을 확인하고 있다.
7일 서울중앙지검 국정원관련의혹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은 앞서 경찰 수사 단계에서 포착된 이른바 ‘댓글녀’ 김모씨 등 국정원 직원 2명 외 복수의 국정원 직원으로 의심되는 사람들이 게시물·댓글을 작성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검찰은 최근 분석 대상 인터넷 사이트를 15곳까지 늘려 작성자 인적사항 확인 및 게시물·댓글의 성격 분석에 주력하고 있다. 그간 검찰은 정치관련 게시물이 잦은 진보·보수 성향 사이트 10여곳을 대상으로 분석작업을 벌여왔다.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확보한 계정 정보를 토대로 국정원 차원의 광범위한 정치개입 정황을 규명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법원이 영장을 발부한 만큼 의심 계정의 활동내역이 확인돼 수사가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작업’에 관여한 국정원 직원의 규모가 대폭 확대될 조짐이다.
검찰은 문제의 게시물·댓글의 내용과 빈도 등을 토대로 국정원 직원들의 댓글작업이 국정원 심리정보국 고유업무인 대북 심리전 활동의 일환 목적인지, 아니면 특정 후보를 지지·비방해 선거에 영향을 끼칠 의도인지 가려낼 방침이다.
국정원 직원들의 ‘댓글작업’이 어떤 성격으로 판명되는지에 따라 국정원 수뇌부의 운명도 갈릴 것으로 보인다. 정치개입 여부와 성격을 드러내 주는 단서가 ‘댓글’이라면, ‘댓글작업’의 배후엔 ‘원세훈 전 원장-이종명 전 3차장-민모 심리정보국장’으로 이어지는 지휘체계가 이미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수사 초기 신속하게 이들 세 사람을 불러 조사한 바 있다.
앞서 민주통합당 측은 원세훈 전 원장이 재직 중 최소 25차례 국정원 내부망을 통해 전달한 ‘지시·강조말씀’으로 국정원 직원들로 하여금 조직적인 정치개입에 나서게 했다고 폭로했다. 검찰은 지난달 국정원을 압수수색하며 그보다 방대한 규모의 ‘지시·강조말씀’ 문건 및 관련 문건들을 확보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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