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도료시장 성장세 타고 KCC·노루페인트 등 신고가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페인트(도료)업체들의 질주가 무섭다.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연일 신고가 행진이다.
6일 장에서 페인트업계 대장주 KCC는 34만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노루페인트는 장중 8.44% 오르는 급등세를 보이며 한달여 만에 5000원을 회복했다. 삼화페인트는 2010년 10월 이후 무려 2년 7개월만에 종가 기준으로 5300원을 넘었다.
페인트업체들의 전통적인 전방산업인 건설경기가 몇년째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벌어지고 있는 페인트주들의 랠리.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비밀은 자동차용 도료시장의 성장에 있다. 글로벌 경기가 안 좋다는 얘기가 나오는 가운데도 중국을 중심으로 국내외 자동차 판매는 꾸준히 늘고 있다. 국내 간판 주자인 현대·기아차의 글로벌시장에서 선전도 자동차용 도료업계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판매 5000만대 달성이라는 쾌거를 이루었다.
자동차용 도료시장은 건설쪽에 비해 고부가가치 제품이 주를 이룬다. 해마다 오르는 자동차 가격만큼이나 자동차 도색도 고급화되고 있다. 그만큼 접근이 힘들어 진입장벽도 높다. 덕분에 이 시장에 진출해 있는 기업들은 건설이나 선박용 페인트 제품에 비해 높은 수익성을 올릴 수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노루페인트의 경우, 자동차 도료쪽 매출비중은 20% 이하지만 영업이익 비중은 40~50%나 된다"고 귀띔했다.
이렇게 마진이 좋은 제품 공급이 꾸준히 증가하다 보니 업체들의 수익성도 꾸준한 편이다.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1분기 실적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실적만 봐도 자동차용 도료를 생산하는 업체들의 실적과 재무구조는 탄탄하다.
삼화페인트는 지난해 매출 4113억원에 영업이익 198억원을 기록한데다 유보율이 1859.68%나 된다. 노루페인트도 지난해 매출 3885억원, 영업이익 145억원을 기록했는데 유보율은 2037.54%나 됐다. 도료업체로만 정의하기 어렵지만 KCC도 대표적 알짜 회사다. 지난해 매출 2조8730억원에 영업이익 1483억원을 기록했다. 유보율은 무려 8774.06%나 된다.
유보율이란 잉여금을 납입자본금으로 나눈 비율로 기업이 동원할 수 있는 자금량을 측정하는 지표로 쓰인다. 유보율이 높다는 것은 사내에 돈을 많이 쌓아뒀다는 의미다.
증시 한 전문가는 "기본적으로 탄탄한 토대를 구축하고 있는 도료업체들이 최근 수익성까지 부각되면서 매수세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더구나 자동차 도료쪽은 진입장벽도 높은 편이어서 더 주목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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