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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4대 천왕'의 퇴장, 정실인사도 끝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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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이 어제 연임 포기를 선언했다. 이로써 이명박 정부 때 임명된 대통령과 가까운 '4대 천왕' 시대는 막을 내리게 됐다.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물러났고,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지난달 임기 1년을 남긴 채 사임했다.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얼마 전 사의를 표명했다.


이들 금융지주의 다음 회장이 어떤 인물이어야 할지는 최근 속속 발표되는 은행들의 영업실적에 답이 있다. KBㆍ우리ㆍ하나금융지주를 포함한 은행들의 1ㆍ4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거의 반 토막났다. 은행들은 저금리와 불경기 여파라고 둘러대지만 과도한 지점망과 비효율적인 인력 배치 등 고비용 구조 요인이 크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대형 은행의 수익대비비용(CIR)은 66%로 중국(34%)보다 높다. 중국 은행들이 100원 벌기 위해 34원을 쓴다면 한국은 66원 쓴다는 얘기다. 지난해 말 국내 은행 지점은 총 7576개로 한국보다 국내총생산(GDP)이 5배, 인구는 약 3배 많은 일본(2111개)의 3.6배다. 이런 판에 인터넷ㆍ모바일뱅킹이 확산하면서 지점의 창구거래 비중은 2007년 20%에서 지난해 12%로 감소했다.


금융소비자의 행태 변화를 좇지 못하는 한국 금융의 부끄러운 현주소가 아닐 수 없다. 대형 은행의 1인당 평균 연봉이 1억원 수준으로 높은 반면 수익구조는 후진적이다. 이런 고비용 저효율 구조는 이자ㆍ수수료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가될 뿐 아니라 은행이 부실해지면 결국 국민 세금인 공적자금이 투입된다.

그럼에도 금융계 현실은 금융지주는 물론 금융공기업, 금융협회장 자리를 놓고 교체설과 함께 줄대기, 세몰이, 음해성 투서가 극성이라고 한다. 박근혜정부의 금융권 인사도 과거 정부처럼 특정 지역이나 학교, 정치권에 줄을 댄 이들이 득세하는 '관치' '정치' 인사로 얼룩질까 염려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 시절 낙하산 인사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산은금융지주 회장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신을 앉혔다. 금융산업의 후진성을 탈피하려면 과감한 혁신이 필요하다. 금융산업을 발전시킬 비전과 리더십을 갖춘 전문가가 수장이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삼성ㆍ현대ㆍ포스코와 같은 세계적 제조 기업은 있는데 글로벌 금융회사는 왜 없는지 생각해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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