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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부진했지만 기교파 전환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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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무기 체인지업에 서드피치 커브까지 위력 발휘

류현진, 부진했지만 기교파 전환 알렸다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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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류현진은 한국에서 강속구 투수로 불렸다. 지난해 직구 평균 구속은 143.8km. 2011년에 비해 2km가량 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메이저리그 직구 평균 구속은 약 148km였다. 4km 이상 떨어지는 구속에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는 많은 돈을 지불하고 류현진을 데려왔다. 그들은 직구가 아닌 데이비드 웰스(21시즌 239승 159패 평균자책점 4.13)를 연상케 하는 완급 조절과 수준급 서클체인지업에 주목했다. 메이저리그에서의 류현진은 애당초 기교파 투수였다.

류현진은 21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 캔든야즈 오리올파크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볼티모어와의 인터리그 경기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투수로 나서 6이닝 8피안타 2볼넷 5실점을 기록했다. 등판 상황은 다소 열악했다. 첫 장거리 원정에 우천순연에 따른 더블헤더 편성으로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다. 경기는 현지 시각으로 오후 1시에 진행됐다. 로스앤젤레스와 볼티모어의 시차가 3시간인 점을 감안하면 류현진은 오전 10시에 등판했다고 할 수 있다.


컨디션 이상은 직구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최고 구속이 약 147km에 불과했다. 평균은 143.7km로 지난해 한국에서보다도 낮았다. 문제는 하나 더 노출됐다. 기교파 투수의 기본 자질인 제구다. 이날 류현진의 적잖은 직구는 한가운데로 쏠리거나 높게 형성됐다. 코너워크를 잃은 직구에 투구는 빛날 리 없었다. 베테랑 포수 라몬 에르난데스의 효과적인 리드에도 상대 타선에게 거듭 맛있는 먹잇감을 제공했다.

밥상을 깨끗하게 비운 대표적인 타자는 J.J 하디. 2회 무사 1루에서 한가운데로 쏠린 시속 140km의 직구를 놓치지 않고 투런 홈런으로 연결했다. 한국에서도 위험해 보이는 실투는 이후에도 멈출 줄을 몰랐다. 이날 류현진이 내준 안타는 8개. 이 가운데 직구를 통타당한 건 5개였다. 나머지 3개는 체인지업(2개)과 슬라이더(1개)를 던지다 맞았다.

안타를 맞았지만 체인지업의 점수는 합격점에 가까웠다. 4회 2사에서 놀란 레이몰드에게 던진 체인지업이 솔로포로 연결됐지만 이는 힘없는 직구에 가까웠다. 공이 떨어지지 않고 높은 쪽으로 몰렸다. 회전이 잘 걸린 체인지업의 내용은 달랐다. 1회 1사 1, 2루 위기에서 맷 워터스를 3루수 앞 병살타로 잡아냈는데 특유 움직임을 보이며 포수 미트를 향했다. 체인지업은 2회에도 빛났다. 투런 홈런을 허용한 직후 사용량을 늘렸는데 이내 아웃 카운트 3개를 모두 체인지업으로 이끌어냈다.


류현진, 부진했지만 기교파 전환 알렸다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3회와 5회 투구도 돋보였다. 변화구 위주의 피칭으로 전환해 비교적 깔끔하게 아웃카운트를 잡아나갔다. 주효한 변화구는 서드피치로 알려진 커브였다. 3회 1사에서 류현진은 직구를 던지다 커브를 구사해 상대 간판 애덤 존스의 배트 타이밍을 흐트러뜨렸다. 이어진 슬라이더에 존스는 파울팁 삼진으로 물러났다. 커브는 2사 1루 크리스 데이비스와의 맞대결에서 승부구로 쓰이기도 했다. 류현진은 슬라이더 3개와 직구 2개를 차례로 던진 뒤 커브를 구사해 상대의 헛스윙을 유도했다.


여기에서 얻은 자신감 때문인지 류현진은 5회 커브의 빈도를 대폭 늘렸다. 공 8개 가운데 4개를 커브로 던졌다. 그 내용은 이날 투구에서 가장 빼어났다. 닉 마카키스, 존스 등을 내야 땅볼로 돌려세우며 처음으로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특히 마카키스를 상대로 보인 피칭은 주목할 만했다. 시속 138km의 체인지업을 먼저 보여준 뒤 비슷한 구속(시속 129km)이지만 움직임이 판이한 커브를 던져 상대의 타격을 효과적으로 방해했다. 류현진은 상대에 따라 커브의 구속에 변화도 줬다. 장거리 타자인 존스나 데이비스에게 던진 커브는 시속 110km대 중반이었다.


커브에 대한 자신감은 크게 높아진 듯 하다. 류현진은 6회 1사 1루에서 데이비스에게 2루타를 허용했지만 이 과정에서 거듭 3개의 커브를 던지는 배짱을 보였다. 이때 구속은 129km~134km였다. 상대에게 커브의 움직임을 인식시킨 뒤 움직임이 다른 비슷한 구속의 슬라이더를 승부구로 던져 아웃카운트를 잡겠단 속셈이었다. 비록 안타로 연결됐으나 류현진은 두 번째와 세 번째 커브로 투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특히 두 번째 커브가 스트라이크로 선언되자 데이비스는 다음 커브에 꼼짝없이 배트를 휘둘렀다. 결과는 헛스윙. 류현진이 기교파 투수로 발전해가고 있음을 단번에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이종길 기자 leemea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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