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서울이 바닥을 헤매고 있다고 하지만, 내 생각엔 오히려 바닥을 다지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반전의 계기만 생긴다면 더욱 강력한 FC서울이 될 것이다."
최용수 FC서울 감독이 기나긴 무승 터널을 빠져나올 대반전을 예고했다.
FC서울은 20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대구FC와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3 8라운드 홈경기를 갖는다. 서울은 현재 개막 7경기 연속 무승(4무3패)로 12위까지 순위가 떨어졌다. '디펜딩 챔피언' 답지 않은 모습. 대구전 승리가 더욱 간절한 이유다.
최 감독은 18일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현재 팀이 힘든 상황에 놓인 건 사실"이라며 "풀릴 듯 풀릴 듯 하면서도 잘 안 풀린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이어 "경기에서 이기고 있을 때조차 지난 결과들이 선수들 머리를 괴롭히는 것 같다"라며 "그런 점을 빨리 탈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어차피 인생은 반전이 있는 법"이라며 "주말 대구전이 좋은 계기가 됐으면 한다"라며 선전을 다짐했다.
최 감독은 "주변에서 지금 서울이 바닥을 헤매고 있다고 하지만, 내 생각엔 바닥을 다지고 있는 시기라고 생각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어제 성남전(1-2 패)에서도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선수들이 오히려 더 투혼을 발휘하는 모습을 발견했다"라며 "남은 경기를 통해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낙관론을 펼쳤다.
서울은 시즌을 앞두고 우승후보 0순위로 꼽혔다. 지난해 우승 멤버가 고스란히 남은데다 조직력까지 한층 더 좋아질 것이란 전망 덕분이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정반대였다. 이에 서울의 변함없는 전력이 도리어 독이 됐다는 진단도 나왔다. 사실상 상대에게 전력과 전술이 거의 다 노출된 상황에서 시즌 초 고전할 수밖에 없다는 것.
이에 대해 최 감독은 "우승 후유증이랄까, 묘한 분위기가 팀 내에 흐르는 것 같다"라며 "내가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적절하게 해주지 못한 점이 아쉽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최대 위기는 또 최대 기회이기도 하다"라며 "첫 승에 대한 부담이 크지만, 홀가분하게 즐기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겠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해 우승했을 때의 끈끈한 힘은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으니, 반전의 계기만 생긴다면 더욱 강력한 힘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성호 기자 spree8@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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