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스톤운용 "만도, 웅진 사례 밟지 말라"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트러스톤자산운용이 "만도가 28%의 대주주를 살리려고 72%의 주주를 외면하고 있다"며 만도의 최근 유상증자 참여 결정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16일 트러스톤운용은 만도의 100% 자회사인 마이스터를 상대로 주금납입중지 가처분신청을 서울동부지법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트러스톤운용은 만도 의결권 주식 32만1586주(1.77%)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만도는 한라건설이 밝힌 유상증자 계획에 자회사 마이스터를 통해 참여할 것임을 밝힌 바 있다.

트러스톤운용은 "투자기업의 경영진이 투자자의 이익을 침해한다면 이를 막으려 노력하는 것이 자산운용사의 당연한 의무"라며 "만도의 유증 참여 결정은 72%의 만도주주와 종업원들의 이익을 명백히 훼손하는 행위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트러스톤운용은 "만도의 투입 자금인 3385억원은 한해 영업이익에 육박하고 현금성 자산의 80%가 넘는 수준"이라며 "150억원에 머물던 한라건설 익스포져가 3500억원으로 급증하게 되고 향후 추가지원 부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한라건설은 지난해 2000억원가량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는 100억원 이하 영업이익이 전망된다.

트러스톤운용은 "계열건설사에 대한 자금지원이 그룹운명을 가른 사태는 적지 않다. 가까이는 웅진사태가 대표적"이라며 "한라건설을 둘러싼 변수들을 고려해봤을 때 만도도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트러스톤운용은 "만도는 이번 증자 과정에서 한라건설 손실 회피가능성이 가장 낮은 우선주를 3만1100원에 매입하게 된다"며 "높은 투자위험이 예상되는 부실 건설사에 자금지원을 한다면 채권의 형태를 취해 투자위험을 줄이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