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일본 부동산투자신탁(리츠)펀드 수익률이 고공행진을 기록중이다. 지난 1분기 국외주식 및 국외혼합형 리츠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무려 36%를 육박했다. 한때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며 골칫거리였던 일본 리츠의 부활에는 '아베노믹스 정책'에다 꾸준한 제도적 보완이 상승 작용을 발휘했다. 이에 반해 국내 리츠 시장은 여전히 걸음마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나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본 리츠펀드의 지난 1분기 평균 수익률은 36.31%다. 아베노믹스에 일본 부동산 시장이 탄력을 받으면서 실물 부동산 임대 수수료를 수익원으로 하는 리츠펀드가 수익률 고공행진을 펼친 것이다.
상장 부동산투자신탁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일본 도쿄 증권거래소 리츠지수는 올 들어 45.33%(9일 기준) 상승했다. 특히 지난달 27일에는 1700.91로 장을 마감하며 올 들어 최고점을 찍었다.
덕분에 국내에서는 연초후 40%대의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가 나왔다. 한화Japan REITs부동산 1(리츠-재간접)(C 1)은 지난 1분기에만 42.06%의 수익률을 냈다. 삼성Japan Property부동산[REITs-재간접]과 삼성J-REITs부동산 1[REITs-재간접](B)의 같은 기간 수익률도 각각 37.78%, 37.60%에 달했다. 한화일본주식&리츠 1[주혼-재간접]종류A 또한 이 기간 27.8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일본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양적완화 정책을 펴면서 일본 물가 상승률은 물론, 주식시장 및 부동산 시장의 회복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1분기 리츠펀드 수익률 호조는 일본 상업용 부동산 가격 반등의 영향이 가장 컸다"고 분석했다.
잘나가는 일본 리츠에 비해 국내 리츠 시장은 초보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재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리츠 종목은 모두 8개. 이들은 부동산 투자나 건물에서 나오는 수익 등으로 운영되며 일반 거래소 상장 종목과 마찬가지로 손쉽게 거래가 가능하다. 하지만 최근 기록한 수익률을 보면 대부분 마이너스다.
특히 지난해에는 다산리츠, 골든나래리츠 등 개발전문 기관리츠의 잇단 추문으로 규제가 강화되면서 신규 인허가가 대거 지연됐고 기관투자가들은 펀드투자로 눈을 돌렸다. 상업용 부동산시장에서 리츠와 펀드의 비중이 2010년과 2011년에는 비슷했으나 지난해엔 리츠가 펀드의 3분의1 수준으로 축소됐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본 리츠는 애초 공모형 위주로 형성되면서 유동화 및 거래가 활발한 데 비해 한국 리츠는 사모 중심으로 운영돼 시장 확대에 제한이 따른다고 분석했다. 한국리츠협회 관계자는 "일본 리츠는 대규모 공모 자금을 블라인드펀드 형태로 선모집한 뒤 투자하는 등 투자 운용이 자율적이고 탄력적"이라며 "우리는 투자 대상 물건을 먼저 확정한 뒤 자금모집에 들어가야 하는 등 인허가절차가 까다롭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4·1부동산 대책을 통해 임대주택 리츠의 규제를 완화하고 하우스푸어 구제 리츠를 새로 만들기로 했다. 또 6월부터 시행할 '부동산투자회사법'을 앞두고 리츠에 대한 투자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부동산투자회사법 시행령'개정안도 지난 2월에 입법예고했다.
진희정 기자 hj_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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