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쓰레기통을 수시로 비우고 있는데도 계속 나오네요. 그래도 쓰레기통에 제대로 넣고 가기라도 하면 다행이죠. 사람들이 지나다니면서 아무데나 쓰레기를 버리는 바람에 곤혹을 치르고 있어요."
벚꽃 축제가 열리고 있는 13일, 여의도에 위치한 한 편의점 직원은 "점심 이후 몰린 인파들로 쓰레기통이 두 세시간만에 꽉 차버린다"며 연신 쓰레기봉투를 새로 갈아끼웠다.
여의도가 벚꽃 축제 때문에 쌓인 쓰레기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날 여의도 곳곳에서는 벚꽃 축제에 온 나들이객이 버린 쓰레기들이 바람에 제멋대로 나뒹굴었다.
낮 기온이 18도까지 오른 이날, 휴일인 주말과 벚꽃 축제기간이 겹치면서 여의도는 가족, 친구들과 함께 꽃구경 나온 나들이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간만에 따뜻해진 봄날씨를 만끽하며 저마다 아이스음료, 솜사탕, 닭꼬치 등 간식거리를 손에 들며 꽃놀이를 즐겼다.
▲13일 여의도가 벚꽃 축제 기간을 맞아 나들이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그러나 이들이 남긴 쓰레기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바람에 날렸다.
그러나 인파가 잔뜩 몰리면서 길목마다 설치해놓은 쓰레기통들은 금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여기에 몰래 길바닥에 쓰레기를 버리는 얌체족까지 가세하면서 여의도는 쓰레기장이 됐다.
여의도공원 입구에 들어서자 노점상에서 닭꼬치 굽는 냄새와 오징어, 번데기 냄새가 코를 찔렀다. 솜사탕 기계 앞에는 어린아이, 연인할 것 없이 십수명이 긴 줄을 섰다.
문제는 먹고 난 후에 생긴 쓰레기. 잔디공원에는 이들이 버린 나무젓가락과 종이컵, 휴지들이 강풍에 나뒹굴었다. 미성숙한 시민의식은 애, 어른 구분이 없었다.
닭꼬치를 사간 20대 젊은 연인을 따랐다. 사이좋게 서로 나눠먹고 난 뒤 남성은 비교적 인적이 드문 가로수나무에 멈춰 서서 그 아래에 휴기로 돌돌 만 나무젓가락을 '얌전히' 세워뒀다. 제재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이들처럼 남몰래 구석에 버린 쓰레기들은 오후가 되어가자 차츰 산이 되어갔다. 쓰레기가 놓인 자리에 너도나도 종이컵, 휴지 등을 그 자리에 쌓아두기 시작한 것. 그러나 이날 시시때때로 강풍이 불어 아무리 '얌전히' 쌓아뒀더라도 길바닥에 버린 쓰레기들은 여지없이 바람에 날렸다.
노점상인 김모(40)씨는 "쓰레기 버리라고 상자를 밑에 놔뒀다"면서 "그래도 다들 여기서 먹고 가는 건 아니니까.."라며 말을 흐렸다.
여의도를 찾은 허모(55)씨는 "매년 벚꽃축제, 불꽃축제 때마다 여의도는 쓰레기들로 가득 찬다"며 "길바닥에 쓰레기를 버리는 것도 문제지만 축제 기간에는 한꺼번에 인파가 몰리는 것을 고려해서 쓰레기통도 곳곳에 더 설치해야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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