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미국 증시가 사상최고치 행진을 벌이는 사이 대표적인 IT기업의 임원들은 주식을 처분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경제전문채널 CNBC는 IT기업 임원들이 자사주 매각이 지난 6개월간 기록적인 수준으로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투자전문 뉴스레터 ‘크로스커런츠’의 앨런 뉴먼 편집장을 분석에 따르면 지난 6개월간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 퀄컴 등 미국 10대 IT기업들의 임직원들이 사들인 자사주는 1780주인데 비해 매각한 주식수는 5500만주나 됐다. 매도가 매수의 3만1109배나 된다.
뉴먼은 “이같은 임직원 주식거래 현황은 최근의 IT기업 주가가 허상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직원들이 근무하는 회사의 주가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이어 “주가만 놓고 보면 불확실성이 제거된 듯 하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투기적인 시점에 놓여있다"고 주장했다.
IT업체들은 직원들에게 많은 스톡옵션과 매각제한부 주식을 제공한다. 때문에 과거에도 주가가 상승하면 많은 이들이 차익실현을 위해 주식을 매도했었다.
로즈클리프캐피탈 헤지펀드의 마이클 머피는 “IT기업들 직원들은 시장 상황에 따라 보유물량을 줄이고 있는 것 뿐이다"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애플과 넷플릭스의 경우 내부자 매도가 주가 하락 시점과 겹치며 주가의 선행지표가 됐다"고 평했다.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해도 매도 시점이 묘하게 IT업체들의 부진과 겹치는게 문제다.
최근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와 IDC는 지난 1분기 PC출하량이 11%와 14% 감소했다는 분석을 내놓아 IT업체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같은 분석은 곧바로 MS, 인텔, AMD, 씨게이트 등 PC관련 업체들의 주가를 끌어내렸다. 11일 MS의 주가는 4.4%나 급락했다.
애플도 제조 하청업체인 폭스콘의 매출이 17%나 줄었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애플이 오는 23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애플의 실적이 IT업계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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