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방송 CCTV 해외 브랜드 자동차 잇따라 문제 제기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중국에서 외국 브랜드 자동차 때리기가 시작됐다. 최근 중국 언론이 해외 자동차 브랜드의 품질 등에 잇따라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의 배후에는 외국 브랜드를 선호하는 중국 소비자들의 시선을 자국 브랜드로 돌리려는 의지가 숨어있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폭스바겐은 변속기 문제로 38만만대의 자동차를 리콜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는 지난 15일 중국 국영방송 CCTV가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을 통해 폭스바겐의 자동변속기 문제로 자동차 속도가 갑자기 빨라지거나 느려지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보도한 뒤에 이뤄진 결정이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너무 이른 시점이라 리콜에 드는 비용을 추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6억1800만달러(6890억원) 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외에도 CCTV는 베이징대학교 화학연구원 등의 실험을 의뢰한 결과 BMW, 아우디, 다임러 등이 사용하는 제진재에서 인해에 유해한 성분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제진재는 진동에너지를 흡수하는 물질을 충격을 경감하고 소음을 줄여주는 기능을 한다.
CCTV가 제기한 문제에 대해 다음러 대변인은 "방송이 지적한 문제점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다"면서도 "중국 자동차에 사용된 제진재는 전 세계 각국의 관련 규정을 따른 제품들을 수입한 것"이라고 밝혔다. BMW와 아우디 측도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BMW는 문제로 지적된 제품은 중국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제품이라고 밝혔으며, 아우디의 경우에는 조사 결과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나오지 않는다고 밝혔다.
CCTV는 장화이(江淮)자동차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한 적이 있지만, 최근에는 중국인들이 신뢰를 갖고 있는 해외 브랜드에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총서기는 공직자들의 부패 문제 등을 언급하는 자리에서 공직자들이 중국에서 생산되는 자동차를 타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시 서기는 당시 "해외 공무원들은 자국에서 생산하는 자동차를 탄다"고 지적했다. 올해 1월 들어 중국의 산업정책 담당 관리들은 분산되어 있는 중국 자동차 산업을 3~5개의 경쟁력 기업으로 합쳐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중국에서 해외 기업을 배척하는 대신 중국산 자동차를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이다.
지난해 중국에서는 1550만대의 자동차가 판매됐다. 이 가운데 70% 가량이 해외 브랜드 제품이었다. 중국 정부는 오는 2015년까지 중국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을 40% 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중국 언론이 해외 브랜드 자동차에 대해 비판적인 보도를 내놓는 것과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컨설팅업체 퍼시팀 림 어드바이저의 그레그 앤더슨은 "중국산 자동차가 해외 자동차 브랜드와 경쟁이 안되다는 점에 사실이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며 "해외 자동차 브랜드 업체들은 완벽한 제품을 내놓지 못한다면, 중국 언론들의 표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CCTV등 중국 언론이 해외 브랜드 자동차에 대한 결함을 지적한 영향으로 해외 브랜드 자동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떨어질 것으로 봤다.
하지만 중국 내 일부 네티즌들은 "중국 자체 브랜드인 자동차들이 더 우려가 된다"며 "중국의 일반 시민들이 사는 저가 자동차들이 유해한지 여부에 대해서는 CCTV가 다루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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